문득 익숙하던 세계가 낯설어질 때가 있다. 명료하다 여기던 것들이 모호해지고, 가깝다 생각하던 것들이 멀어지고, 질서정연하다 여기던 세상이 뒤죽박죽인 것 같고, 든든하다 여기...
문득 익숙하던 세계가 낯설어질 때가 있다. 명료하다 여기던 것들이 모호해지고, 가깝다 생각하던 것들이 멀어지고, 질서정연하다 여기던 세상이 뒤죽박죽인 것 같고, 든든하다 여기던 것들이 속절없이 흔들릴 때, 나 홀로 세상에서 단절된 것 같은 느낌에 아뜩해진다. 부조리의 경험이다. 예기치 않은 죽음과 맞닥뜨릴 때가 특히 그러하다. 죽음에 대한 자각은 우리 일상의 흐름을 폭력적으로 단절시킨다. 단절은 고립이다. 세상이 부빙처럼 멀어져 갈 때 사람들은 가급적이면 죽음과의 불쾌한 대면을 애써 연기하거나 피하려 한다. 하지만 죽음의 자각은 우리 삶을 근원에서 돌아보라는 일종의 초대이다.
숲길을 걷다보면 가끔 커다란 혹을 달고 있는 나무가 눈에 띈다. 병들거나 벌레 먹은 자리에 맺힌 결인 혹은 나무가 겪어온 풍상의 세월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옹두리를 볼 때마다 상처를 딛고 상승에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나무가 대견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나무는 누구를 탓하지도 않고 비애조차 내비치지 않으며 홀로 그 상처를 치유한다. 생명이 하는 일이다. 생명은 그래서 장엄하다. 아무리 삶이 곤고해도 내색하지 않고 검질기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자기들의 행위를 통해 세상에 새로운 것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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