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정원 일에 몰두하고 있는 길벗을 찾아 먼 길을 다녀왔다. 화사한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그의 정원은 정원사의 손길 덕분인지 정갈하고...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정원 일에 몰두하고 있는 길벗을 찾아 먼 길을 다녀왔다. 화사한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그의 정원은 정원사의 손길 덕분인지 정갈하고 가지런했다. 마거리트, 피튜니아, 으아리, 덩굴장미, 사계국화, 분홍낮달맞이, 삼색병꽃, 원평소국, 작약, 로벨리아, 알리움, 마삭줄, 자란 등 형형색색의 꽃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벌들은 잉잉대며 날다가 꽃가루에 몸을 묻은 채 열락을 즐기고 있었고, 제비나비는 자유롭게 비행하다가 꽃에 사뿐히 내려앉곤 했다. 꽃과 곤충은 둘이면서 하나였다.
보는 행위도 여러 층위가 있다. 의지와 욕망이 개입되지 않았지만 눈에 그냥 보이는 현상이 있는가 하면, 보려는 의지가 개입된 지각 활동도 있다. 어떤 경우든 본다는 것은 눈을 통해 들어온 시각 정보를 과거의 경험과 기억과 관련시켜 취사선택하여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널리 알려진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안다’는 말도 같은 사실을 가리킨다. 시각 정보에 갇히지 않고 그 정보 너머의 세계를 보는 것을 일러 통찰이라 한다. 예수는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염려하며 사는 이들에게 그런 걱정에 사로잡히지 말고 하늘을 나는 새와 들에 핀 꽃을 보라고 했다. 세상의 모순에 눈을 감고 정신 승리하라는 말이 아니다. 삶을 바라보는 더 높은 시선을 얻으라는 초대이다. 장대한 것, 무한한 것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렸기에 우리 영혼은 가난하다. 시간의 폭력에 저항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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