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일본 간토 조선인 대학살이 벌어진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역사적 과오에 눈감고 있는 ...
올해는 일본 간토 조선인 대학살이 벌어진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역사적 과오에 눈감고 있는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사죄는 물론 진상 공개도 하지 않고 있다. 도쿄도지사가 매년 9월1일 조선인 추도식에 보내던 추도문도 2016년 고이케 유리코 지사의 취임 이후 중단됐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올해도 추도문 발송을 거부했다고 한다. 극우인사인 이시하라 신타로 전 지사도 했던 소소한 위로마저 끊은 것이다. 일본 역사에 엄연히 기록돼 있는 학살을 아예 부정하는 극우단체들과 다르지 않다.
간토 대학살은 1923년 9월1일 간토 지역에 발생한 대지진 직후 벌어진 집단학살 범죄였다. 당시 ‘조선인이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을 타고 약탈한다’는 유언비어가 퍼졌고, 일본인들이 자경단을 만들어 조선인과 중국인 등을 학살했다. 조선인은 약 6000명에서 1만명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희생자 규모는 알 수 없다. 제대로 진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적반하장으로 일본 우익단체들은 정당방위였다는 내용의 ‘학살부정론’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 추모식에도 혐한단체인 ‘소요카제’가 ‘진실의 위령제’를 연다고 한다. ‘위령제’라는 타이틀은 껍데기일 뿐, 실은 매년 시민단체가 열고 있는 추도식을 방해하려는 시도다. 일본 정부가 진실을 외면하는 사이 역사적 퇴행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감추려 해도 조선인 학살의 진실은 부정될 수 없다. 일본 내각부 보고서에 조선인 학살 사실이 기록돼 있다. 보수계열인 요미우리신문도 지난 6월 “유언비어를 접하고 각지에서 자경단을 결성해 재일 조선인을 닥치는 대로 묶어서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보도했다. 우익들이 주장하는 정당방위론도 근거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번역·출간된 에서 와타나베 노부유키 전 아사히신문 기자는 학살부정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되는 옛 신문 기사가 “오보였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그간 조선인 학살이 정부와 무관하다며 진상 규명을 회피해왔다. 양국이 ‘미래로’ 가기 위해서라도 이 참극의 진상을 밝히고 사과·반성하는 것이 마땅하다. 당시 희생자들의 신원을 기록한 ‘사망자조사표’ 등 자료들을 공개해 역사적 사실 확인에 협력해야 한다. 한국 정부도 이 사건의 규명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진정한 양국 화해는 진실에 기반해야 단단해진다. 역사에는 소멸시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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