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재명 대표는 국회 토론회에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느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며 반도체 연구개발(R&D) 종사자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결국 민주당은 주 52시간 문제를 뺀 채 반도체법을 처리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5선인 이인영 의원은 '몰아서 일하기가 왜 안 되느냐고 하는 것은 민주당의 노동가치에 반하는 주장'이라며 '단순한 우클릭은 오답'이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재명 대표, 52시간 예외 찬성하다 당내 반발에 주춤 대선용 급조 ‘우클릭’ 아니라면 법안 처리 진정성 보여야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2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어제 정책 현안 간담회를 열고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해 여야 이견이 없는 것부터 처리하고, 노동시간 제외 문제는 별도로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국회 토론회에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느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며 반도체 연구개발 종사자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 예외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이는 조기 대선을 겨냥한 이 대표의 ‘우클릭’ 전략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결국 민주당은 주 52시간 문제를 뺀 채 반도체법을 처리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이런 입장은 이 대표의 주 52시간제 예외 수용 의사에 대해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양대 노총 등 진보 진영은 물론이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나오자 민주당이 엉거주춤하는 양상이다. 5선인 이인영 의원은 “몰아서 일하기가 왜 안 되느냐고 하는 것은 민주당의 노동가치에 반하는 주장”이라며 “단순한 우클릭은 오답”이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런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5일 재계와의 만남에선 “100개 하려다가 안 하는 것보다야 50개라도 먼저 하는 게 낫지 않으냐”면서 기업에 양보를 종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특별법은 경쟁국에 비해 부족한 세제와 보조금, 인프라 지원을 담고 있다. 법안의 핵심에 52시간 근무제 예외가 들어 있었지만 그동안 민주당이 반대해 처리되지 못했다. 중국에서 딥시크가 출시되는 등 전 세계 인공지능 개발 전쟁이 격화하고 있지만 계엄과 탄핵 정국에 발이 묶인 실정이다. 신성장 동력의 불씨를 살리는 게 시급한데도 민주당이 해묵은 52시간 논쟁을 끝내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다. 근로자가 동의하면 주 12시간 초과 근무가 가능하도록 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를 반도체 산업에 적극 적용하자는 산업부의 제안에 대해서도 진 의장은 반대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주 52시간과 관련된 내용 없이 통과되는 반도체특별법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말하는데, 민주당의 대안은 무엇인가.
이 대표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실용주의를 표방한 최근 행보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추경을 위한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 포기, 성장 우선 기조, 한·미·일 동맹 강조 등에 이어 상속세 감세 카드까지 꺼내는 등 기존 입장과 다른 노선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중도 확장 정책들이 당내 반발에 금세 후퇴한다면 변화 의지는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그의 ‘실용주의 행보’가 지지율 정체를 의식해 급조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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