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왕의 DNA’라는 교육부 공무원, 갑질제보 외면한 교육부](https://i.headtopics.com/images/2023/8/16/newsvop/9149324494449331089633-9149324494449331089633-BECB565399D2BB09B97B476E4FAD87DB.webp)
교육부 공무원 A씨가 자신의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며 담임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하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직위해제 처분까지 받게 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A씨는 직위해제 된 담임교사 뿐 아니라 후임으로 온 교사에게도 ‘자신의 아이는 왕의 DNA’를 가졌다며 특별대우를 요구하고, 교육부 공무원이라는 지위를 드러내며 교사와 학교 측에 ‘갑질’을 해왔다.
A씨는 자신의 자녀가 도서관 이동수업을 거부하고 혼자 교실에 남게 되자 아이를 방치했다며 이를 문제 삼기 시작했고, 이후 담임교사가 학생 정보와 관련한 행정상 실수를 저지르자 담임교사의 직위해제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언론에 폭로하겠다고 학교장을 협박했으며, 자신의 지위를 알고 있는 교육청 장학사를 만나서는 해당 교사의 직위해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해당 교사는 직위해제를 통보받았고,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으나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기관의 조사까지 받았다. A씨의 갑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교체된 담임교사에게 이메일을 보내 ‘하지마, 안돼, 그만 등 제지하는 말을 절대 하지 말라’, ‘또래와 갈등이 생기면 철저히 편을 들어 달라’,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니 왕자에게 말하듯 듣기 좋게 말해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기도 했으며, 전임 담임에 대해서도 ‘시정잡배’라는 표현을 쓰면서 교사의 파면을 주장하는 내용까지 메일로 첨부해 왔다. 이때 A씨는 ‘공직자 이메일’을 사용했기 때문에 교사들은 A씨가 교육부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A씨의 행위에 대해 두 차례에 걸친 제보가 있었지만, 교육부는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구두 경고 조치만 취했으며, 지난 1월엔 A씨에게 승진발령까지 냈다. 언론을 통해 A씨의 사건이 밝혀졌을 당시에도 교육부는 개인의 돌출행동 정도로 보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공식입장 표명도, 내부적으로 별도의 조치를 취할 필요조차 못 느꼈다는 것이다. 결국 여론을 의식해 ‘엄정조치’를 취하겠다는 교육부 발표가 나오긴 했지만, 교육부가 말로만 ‘교권’을 외쳤을 뿐 그동안 이 문제에 얼마나 안일하고 무책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누구보다 교사의 권리보호에 앞장 서야 할 교육부 공무원이 교사 갑질의 가해자가 됐다는 것은 교육당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할 만한 사건이다. 지금이라도 이번 사태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으로 철저한 조사는 물론이고, 특수교육이나 통합교육제도 및 현장에서 악용되고 있는 여러 제도에 대한 개선안 등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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