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쨌든 사과한다’만 기억나는 윤 대통령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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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쨌든 사과한다’만 기억나는 윤 대통령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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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견 말미에 한 기자가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인 사과인데, 마치 사과하지 않아도 될 만한 일인데 바깥에서 시끄러우니 사과하는 것 같다는 오해를 살 것 같다'고 한 질문이 오늘의 핵심을 찔렀다. 오히려 '‘요즘 참모들 야단을 많이 친다는데 좀 부드럽게 해’라고 하는 걸 국정 관여라 할 수 없다' '국정 잘하길 바라고 하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 하면 그건 국어사전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등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보단 아내만 감싸고, 국민을 가르치려는 표현들이 더 부각됐다.

진솔한 사과보다 변명과 자기 합리화만 부각돼 첫 공식 사과 는 평가할 만, 대국민 소통 늘려야 윤석열 대통령 의 어제 회견은 지지율 19%로 하락한 현 정부가 소생할 수 있는 천금의 기회였다.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켜봤고, 대통령 실 주변에서도 “화끈한 게 나올 것”이라며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결국 허전하고 실망스러운 회견이었다. 대통령 특유의 소탈함은 넘쳤지만, 현 상황에 대한 절박함과 심각함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응급수술이 필요한데, 달랑 소화제 하나 처방받은 느낌이다.

대부분의 사안을 자기중심적으로 해명하며 자기합리화를 하다 보니 민심과는 공감의 차이가 확연했다. ‘사과’를 하긴 했지만 무엇을, 왜 사과하는지 전혀 와닿지 않았다. 회견 말미에 한 기자가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인 사과인데, 마치 사과하지 않아도 될 만한 일인데 바깥에서 시끄러우니 사과하는 것 같다는 오해를 살 것 같다”고 한 질문이 오늘의 핵심을 찔렀다. 두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어쨌든 사과’만 덩그러니 남았다. 핵심은 김건희 여사 의혹과 구설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의 인식엔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다”고 하면서도 “휴대전화를 바꿔야 했는데” “순진한 면도 있어서” 등 변명에 가까운 곁가지 이야기들만 이어갔다. 오히려 “‘요즘 참모들 야단을 많이 친다는데 좀 부드럽게 해’라고 하는 걸 국정 관여라 할 수 없다” “국정 잘하길 바라고 하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 하면 그건 국어사전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등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보단 아내만 감싸고, 국민을 가르치려는 표현들이 더 부각됐다. “ 가서 사과 제대로 하라고 했다. 이것도 국정 관여고 국정 농단은 아니겠죠” “나를 타깃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내를 악마화했다”는 말 또한 매우 적절치 못했다. 국민은 행간에서 “아, 대통령은 미안해 하기보다 억울해 하고 있구나” “아 혹시 사과도 아내의 허가를 받는 건가”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요구에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것이나, 대통령실 및 내각의 인적 쇄신을 예산안 마련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이유로 뒤로 넘긴 것 또한 안타깝다. 과연 무엇이 국정 쇄신과 민심 수습의 최우선 순위인지조차 잘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또 “김영선이 좀 해줘라”는 육성 녹음이 공개된 마당에 “누구를 공천을 줘라 이런 얘기는 해 본 적이 없다”고 한 것도 어리둥절한 해명이었다. 몹시 아쉬운 회견이었지만 평가할 대목도 있다. 어찌됐건 공식적으로 머리를 숙여 사과는 했다. 주제 가리지 않고 가감없이 질문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쳐선 곤란하다는 점이다. 회견이든, 간담회든 자주 국민과 소통의 접점을 마련해야 한다. 또 각계 원로를 폭넓게 만나 현 위기를 극복할 지혜와 쓴소리를 경청하고, 이후 국정에 적극 반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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