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처음엔 '호가만 올랐을 뿐 실제 영향은 없다'고 했으나 최근 집값 불안이 확산하자 '거래 신고량이 늘어나면서 전후 거래량도 증가한 것'이라며 토허제 재지정 검토에 나섰다. 서울시가 애초 토허제를 해제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금리가 3년여 만에 인하로 방향을 트는 국면에서 토허제를 해제한 것은 정책 둔감성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정책 둔감 노출…대선 의식한 선심성 뒷말까지 토허제 재지정 서둘러 집값 상승 열기 식혀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국민 평형 아파트에서 불과 몇 주 만에 6억~7억원 뛴 곳도 나왔다. 자고 나니 집값이 뛰었다는 부동산 광풍이다. 강남권 집값이 뛰자 비강남권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노도강’과 ‘금관구’ 집값도 이달 둘째 주부터 확연한 상승세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의 ‘트리거’로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가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가 ‘잠삼대청’을 토허제 구역에서 해제한 지 한 달 만에 이 일대 아파트 거래량이 72%가량 급증했다. 평균 매매가는 그사이 1억원가량 치솟았다. 서울시는 처음엔 “호가만 올랐을 뿐 실제 영향은 없다”고 했으나 최근 집값 불안이 확산하자 “거래 신고량이 늘어나면서 전후 거래량도 증가한 것”이라며 토허제 재지정 검토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최근 “집값 상승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면 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애초 토허제를 해제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자 이미 서울 집값이 들썩거리고 있었다. 여기에 이사철까지 겹치는 2월 중 토허제를 해제한 것은 집값에 기름을 부은 꼴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해제 과정에서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했으나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금융당국과도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역대 정부가 실패를 거듭했을 만큼 부동산은 민감한 문제다.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금리가 3년여 만에 인하로 방향을 트는 국면에서 토허제를 해제한 것은 정책 둔감성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가뜩이나 집값이 들썩이는 시점에 관계기관과의 종합적인 조율도 없이 토허제를 해제한 것을 두고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오 시장이 지역 주민에게 환심을 사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까지 돌고 있다. 서울시는 이제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토허제 재지정을 앞당기는 게 마땅하다. 집값이 뛰자 가계부채 관리는 비상이 걸렸다. 명절 상여금 등 효과로 1월엔 감소세를 보였던 가계대출은 지난달 4조3000억원 증가세로 전환됐다.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한국이 캐나다에 이어 세계 2위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어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강남 3구와 마용성을 중심으로 주댁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신청을 면밀히 지켜보기로 했다. 은행들은 이 과정에서 실수요자의 자금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경제 안정을 위해 집값은 어떤 경우에도 불안해져선 안 된다.
토지거래허가 기준금리 인하 서울 집값 토허제 부동산 정책 집값 상승 가계대출 부동산 규제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카톡방 집값 담합, 서울시 토허제 해제 후 불법행위 집중점검 나서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서울 시장 뜨겁게 달아오르지만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는 토허제 해제로 인한 투기세력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부동산 불법행위 집중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설] 서울시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성급했다서울시가 지난달 13일 강남 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뒤 서울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값 상승폭은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지난해 말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올해 초 금융권 대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서울시, 양재대로에 오토바이 통행 허가…철재 입간판도 허용하기로서울시, ‘약자동행 실천’ 규제철폐안 10건 발표 양재대로 자동차전용도로 지정 해제 입간판 소재 비금속에서 금속으로 확대 동행일자리 사업에 대학·대학원생도 참여 가능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일단 지르고 본다”...허리 휘다 못해 부러질 판국인 한국, 대출폭탄 더 커졌다대출공화국 된 대한민국 부동산 투심 안꺾이면서 가계부채비율 세계 2위 토허제 해제 등 영향으러 대출규모 더 늘어날수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오세훈 “거래허가 해제, 집값 상승 예견…과도하면 재규제 검토 가능”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뒤 과열된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 대해 '규제를 풀고 약간의 가격 상승은 예상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을 풀게 되면 눌렀던 스프링이 튀어 오르는 것처럼 처음에는 약간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지금까지는 예상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거래량이나 오르고 있는 속도 등을 보면 아직 크게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9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전·후 22일간의 실거래 자료를 비교한 결과,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해제 전 78건에서 해제 후 87건으로 9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집값 너무 오르면 다시 규제”...규제 해제 후폭풍 진화한 서울시장오세훈 “일시적 상승 예상 면밀하게 모니터링할것”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