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북적] 반갑고 귀한 삶의 손님들 '그냥, 사람' SBS뉴스
조금 부끄러워진 내가 손사래를 치며 그 자리를 벗어나려는 순간 그녀가 이렇게 말했다.그녀의 말엔 조금의 비아냥도 없었으므로 나는 마음이 처연해졌다. 한동안 그 말이 내 몸 속을 돌아다니며 잊힌 기억들을 툭툭 건드리고 다녔다."
"환규를 처음 만난 것은 4년 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였다. 피레네 산맥의 중턱에서 탈진하기 직전의 그에게 물을 나눠준 인연으로 우리는 40일 동안 함께 걷게 되었다. 그는 충남 서산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는 스무 살 청년이었는데, 대규모 공장의 노후화된 설비를 점검하고 교체하는 것이 그의 일이라고 했다. 그에게서는 부모의 도움 없이 자기의 삶을 스스로 책임진다는 단단한 자부심이 흘렀다.그것은 물론 환규 자신에 대한 이야기였고, 환규는 자신의 연주가 누군가를 감동시켰다는 사실에 몹시 감동했다.그날의 감동이 되살아난 듯 한껏 들뜬 목소리로 그가 말했을 때 나는 조금 긴장하고 말았다.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 다짐하기에 스물네 살은 미안하지만 좀 많은 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그 피아노, 조율이 안 돼 있었거든요.
내가 자라온 세상에선 누구도 그것을 '문제'라고 말하지 않았다. 어떤 문제를 '문제'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그 현실을 바꾸거나 최소한 직면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세상의 끝인 줄 알았던 거기가 최전선이었다." 그것은 '언어'가 아니라 '몸'으로 말하는 고통이었고, 긴 시간 일상을 공유한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증언이었다. 나는 내가 했던 박상호의 인터뷰 녹취록을 읽고 또 읽었다. '시뻘게진 눈알' 같은 건 어디에도 없고, 당신은 왜 모멸을 견디지 못했느냐고, 왜 '인간답게' 죽음을 무릅쓰지 못했느냐고 다그치는 듯한 나의 질문들만 가득했다. 나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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