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상’(72) 하면 많은 이들이 민중미술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그의 이름 석 자를 수식할 단어는 많다. 그는 회화를 넘어 조각가이자 설치예술 작가이고 문화운동가이자 공공미술가다.
이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지난 21일 임옥상 작가가 신작 ‘성균관 명륜당 은행나무를 그리다’의 은행나무를 흉내내며 서있다. 1세대 민중미술 작가로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예술활동을 이어온 그는 “민중미술이 오늘날의 문맥에 맞느냐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문재원 기자 [email protected]고 이건희 회장과 크고 작은 인연내가 변화를 멈추는 순간 죽은 목숨‘임옥상’ 하면 많은 이들이 민중미술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그의 이름 석 자를 수식할 단어는 많다. 그는 회화를 넘어 조각가이자 설치예술 작가이고 문화운동가이자 공공미술가다. 누군가는 그를 ‘흙의 예술가’라 칭하고, 어떤 이는 ‘거리의 예술가’ 또는 ‘환경미술가’라 부른다. 여느 민중미술계 작가들과 달리 제도권 갤러리에서 성공적인 개인전도 여러 차례 치른 스타작가이기도 하다.
“기쁘고 감사하죠. 1976년 작품부터 2022년 작품까지 망라돼 있어 저도 미술작가로서 살아온 제 삶 전체를 볼 기회가 되고 있어요. 각각의 작품들을 보며 새삼 옛 기억이 나네요.”“작품 ‘일어서는 땅’은 1994년 동학 100주년 기념전을 준비하면서 ‘동학은 무엇인가, 결국 수탈당하던 농민들이 일어선 것이 아닌가, 땅과 함께한 그들이 일어선 것은 결국 땅이 일어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삽과 곡괭이로 작업하고 석고를 부어 거푸집을 만들고 종이 펄프로 찍어내 제작했죠. ‘여기’를 붙인 이번 작품 역시 같은 맥락이에요. 특별한 점은 민통선 통일촌 장단평야 내 논에서 작업했다는 점이에요. 분단국가에 살고 있다는 자각이 내 평생을 지배해왔거든요.”“작년 3월 논 위에 작업을 거의 다 해놨는데 갑자기 수일간 폭우가 쏟아졌어요. 그간의 노력이 헛수고가 됐죠. 땅이 바짝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재작업해야 했어요. 이 작업은 엄청난 먼지와의 싸움이에요. 힘도 많이 들죠.
당시 작품 제목이 ‘땅’ ‘불’ ‘나무’ ‘꽃’ ‘웅덩이’ 등이었던 데서 알 수 있듯 그는 초기작부터 흙과 땅 등 자연을 향한 집요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를 통해 황폐화된 농촌, 남북 분단의 대치상황, 개발독재의 폭력과 정치적 격동, 변혁을 향한 욕망을 담아냈다. 1979년 ‘현실과 발언’ 동인 창립 후 현실을 발언하는 그림을 그리겠다는 그의 신념은 더욱 뚜렷해졌다. 그가 광주교대에서 교편을 잡던 1980년 5월 발생한 광주민주화운동의 참상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단행본 에서 “나는 은유와 상징에다 직선적이고 구체적인 리얼리즘의 시각을 첨가했다”며 “나는 한 손에 칼을 들고 한 손에 붓을 들어 현실에 맞섰다”고 회고했다.“지금은 작고한 최민 선배가 연락해왔어요. ‘청와대 비서관에게 들었는데 중앙정보부에서 너희들을 손보려고 한다. 최대한 막아보겠지만 준비하고 있으라’는 내용이었어요. 이후 중정에서 문화공보부로 이첩했더라고요. 이들이 화가 7명을 압축하며 조직도까지 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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