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 들어가면 한반도의 전쟁사를 선사시대부터 설명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한국전쟁과 관련한 전시다. 전시 내용 전체를 요약하자면 한마디로 '배제와 왜곡'이다. 진실은커녕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이 있을까?'
한국전쟁 70주년을 앞두고 남북이 초긴장 상태에 있다. 2018년부터 조성되던 남북 간의 화해 무드는 옛일이 되어 버렸다. 남과 북의 정상들이 판문점에서 만난 일, 남의 대통령이 평양 체육관에서 북의 인민들 앞에서 연설을 하던 감격스러운 장면들과 평화를 향한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선언들은 현실의 벽 앞에서 색 바랜 필름사진처럼 변해 버렸다.이 지경이 된 데에는 남한 당국의 한·미동맹 우선 기조가 한몫 톡톡히 했다. 북한 당국이 콕 집어서 지적한 것을 부정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한·미 워킹그룹이라는 실무협의 기구에서는 인도적 지원조차 가로막았고, 남한의 대북 행보는 번번이 좌절되었다. 남한 당국은 한·미 간의 실무협의조차 넘지 못하면서 4·27 판문점선언 등에서 약속한 대북 삐라 살포 금지마저 지키지 못한 것이 아닌가.
남과 북이 7·4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한 후 긴장과 대결의 국면에서 평화와 대화의 국면으로 아주 더디지만 발걸음을 해왔음에도 최소한 한국의 군부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그들이 운영하는 용산의 전쟁기념관도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정전협정조차 인정할 수 없다는 듯, 완강하게 무력통일론에 기초한 대북 대결의식을 강조하는 전쟁기념관을 그대로 둔 채 겉으로만 국제적인 변화와 정치적인 의도에 의해 평화를 지향하는 것 같은 시늉을 해본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전쟁기념관에 가면 절로 생긴다. 정 믿기 어려우면 전쟁기념관에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옥외 무기 전시장이다. 한국전쟁 때의 탱크, 전투기, 폭격기들과 그 뒤에 발전된 각종 무기들 위에서 어린이들이 천진무구하게 오르내리면서 뛰어논다. 그곳에서 가족 기념촬영도 한다. 저 병기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고, 시설물과 마을들을 파괴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해외파병관에 들어가면, 한국전쟁 시기에 미군이 저질렀던 폭격에 의한 참상과 학살은 제쳐둔 채 오로지 한국의 재건을 위해서 미국이 전쟁 중에도 기꺼이 도움을 준 것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은 오로지 베트남인들을 위한 봉사와 헌신을 한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백 명의 베트콩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양민을 보호하는 것”이 한국군의 원칙이었다는 설명에는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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