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때문이죠? 왜죠? 왜요? ▶회사에서 ‘왜?’라고 묻는 90년대생의 등장
우리 팀에는 책을 낸 작가가 여럿 있는데 94년생 최효정 님도 그중 하나다. 책 제목은 ‘신입사원 빵떡씨의 극비 일기’. 첫 직장인 홍보 대행사에 인턴으로 입사해서 사원⋅대리에 이르기까지 2년 동안 블로그에 쓴 일기가 눈 밝은 편집자에게 발탁되어 작년 여름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효정 님은 우리 팀에 합류했는데, 입사 인사 메일에서 이렇게 썼다.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께는 책을 드리겠습니다. 집에 50권이 쌓여 있습니다.” 냉큼 손을 들어 한 권을 받았다. 신입 직장인이 겪는 오만 가지 좌충우돌이 모여있지만, 애환 속에서도 등대처럼 빛을 잃지 않는 위트가 핵심이다. 예를 들어, 비빔냉면을 좋아하면서도 이에 고춧가루가 낄까 봐 걱정스러워서 입사 후 첫 석 달 동안은 물냉면만 먹었다고. 이 이야기를 들은 지인들이 소심함을 걱정하지만 “아무리 안타까워도 본인이 제일 안타깝다”고 문단을 단칼에 끝낸다.
마치 외딴섬에 떨어진 로빈슨 크루소처럼 낯선 직장인 세계에 점차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 시간순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신입 사원과 그냥 사원을 구별하는 자가 진단 테스트가 후반에 등장한다. ‘이걸 내가 어떻게 하지?’라면 신입 사원이고 ‘이걸 내가 왜 해야 하지?’라면 그냥 사원이라고. 신입 시절엔 일을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지만, 2년 차가 되면 누가 일을 시키는 게 아니라 그냥 내 일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왜?’를 조목조목 따져본 후 해야 하는 일이면 한다는 것이다. 이 대목을 읽노라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책이 사이먼 사이넥이 쓴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이다.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그는 TED 영상으로 소위 대박을 쳤다. 지금까지 조회 수 5100만을 기록한 강의의 토대가 된 이 책에서 사이넥의 주장은 간결하다.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일을 하지 않을 것인가의 의사 결정 기준은 ‘왜?’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어떤 기준에 따라 행동할 것인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의 순서로 생각하고 일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개인들이 모인 조직의 모범으로 그는 애플을 꼽는다. 그런데 애플이 특별한 것은, 세상에는 ‘왜?’를 의사 결정 기준으로 삼는 개인이나 조직이 많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왜?’라는 질문을 던져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드는 경험을 안 해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올드 밀레니얼인 1980년대생조차 이 경험에서 예외가 아니다.
효정 님은 서문에서 이 책을 왜 썼는지 적었다. 회사에 다닐수록 나에게 다른 세상이 열려있다는 것을 잊게 되다 보니, 직장인으로서의 삶과 나 자신으로서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서 글을 썼다고. ‘왜?’를 파고드는 글쓰기가 보여주는 모범이 이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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