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랑이다(Love is Love).” 지난달 28일 대만 타이베이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한 말레이시...
지난달 28일 대만 타이베이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한 말레이시아 국적의 엘렌은 ‘다양성’을 이렇게 정의했다. “사랑이 성 정체성, 나이, 성별 등 이유로 방해받아선 안 된다는 것이 다양성입니다.” 그의 애인 실비도 “우리는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어떤 성적 지향성을 가지고 있든 그 역시 ‘나’”라고 말했다.
올해 한국은 곳곳에서 퀴어 퍼레이드가 막혔다. 서울시는 서울 퀴어 퍼레이드를 위한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2015년 이래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처음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퀴어문화축제를 두고 “시민에게 혐오감을 주는 축제는 안 했으면 한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면 대만은 2019년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지난 5월엔 동성 부부가 입양권을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경향신문은 전 세계인들이 찾는 타이베이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해 한국 퀴어 퍼레이드 현장 분위기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다.“올해 한국에선 동성 커플에게도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어요. 동성 결혼이 인정받은 건 아닙니다. 동성 결혼도 합법적인 지위를 가져야 하고 성소수자들에게도 똑같은 권리가 있습니다. 대만은 리더로서 성소수자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어 동성 결혼 합법화가 큰일이 아니라는 점을 다른 국가들에 보여줄 수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 1월 초국적 동성결혼이 가능해진 후 첫 퀴어 퍼레이드 행사였다. 8월에 결혼한 대만 국적의 에드윈과 말레이시아 국적의 한썬 부부는 서로의 손을 잡고 “결혼을 하고 참여한 퍼레이드여서 더 뜻깊었다”라고 말했다. 에드윈은 5월 입양권이 확대된 것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공동입양도 꿈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타이베이 퀴어 퍼레이드는 2003년 800여 명의 참가자들로 시작했다. 참가 인원이 점차 늘어 현재 10~20만 명 규모가 모인다. 2019년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던 해 20만 명이 참가한 것이 가장 많은 기록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참가자는 17만6000여 명으로, 지난해 12만 명보다 약 1.5배 늘었다. 퍼레이드는 시청 광장에서 시작해 북쪽과 남쪽 길로 나뉘어 걷는다. 모두 4km 남짓한 거리로 행진은 2시간 넘게 진행됐다.성소수자들에게 시청 광장은 ‘해방 공간’이자 ‘안식처’였다.
올해 서울 퀴어 퍼레이드는 서울광장 사용 불허 결정으로 을지로 일대를 행진해야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 참가자는 “서울광장 사용 불허 결정은 마치 성소수자가 ‘시민의 일원이 아니’라고 부정당하는 것 같았다”며 “한국에선 혐오 세력의 방해로 퍼레이드가 잘 열릴 수 있는지 걱정해야 하는데 대만 분위기를 보니 광장은 ‘시민 모두의 것’이라는 걸 더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행진을 마치고도 행사는 계속됐다. 각국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양선우 한국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연대 발언에 나서 “서울 퀴어 퍼레이드는 매년 장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서로를 존중하고 차별하지 않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모두 다양하고 특별하다”며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위해 같이 연대하면서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양 위원장의 발언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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