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보] “박종철 열사 때문에 살았다”는 공계진 이사장의 노동·진보운동 4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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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민보] “박종철 열사 때문에 살았다”는 공계진 이사장의 노동·진보운동 43년newsvop

‘아프지 않으세요, 아픈 곳이 있다면···’

40년 넘는 세월 동안 세 번 구속되고,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 민주노동당 정책위 부의장과 사무부총장 등으로 활동해온 그는 육십 대 중반인 지금도 미조직 노동자들을 조직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뛰고 있다. 다리에 장애가 있어 지팡이와 목발에 의지해 생활하던 그는 지금은 휠체어를 사용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노동인권 불모지’인 시화공단 노동자를 위해 일하겠다는 열정은 여전하다. 지난 7월 12일 연구소를 찾아 공 이사장을 만났다.들어본 적도 없는 곳입니다” “몇 해 전부터 민주노총 시흥지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어요. 시흥시 전체로 보면 약 19만 명의 노동자가 있고, 그 가운데 10만 명 이상이 시화공단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곳엔 민주노총 조직이 없어요. 시흥시 정왕동 일대는 민주노총 안산지부에서 관리하고, 구도심인 신천동 일대는 민주노총 부천시흥김포지부에서 관리하고 있어요. 근데 안산지부는 반월공단 중심이고, 부천시흥김포지부는 부천 중심이기 때문에 이곳은 일종의 사각지대예요.”

2학년이던 1981년엔 남양주로 서클 MT를 갔다가 칼빈소총으로 무장한 남양주경찰서 경찰들에게 연행돼 성북경찰서에서 조사받기도 했다. 그는 “경찰에 잡혀간 건 이때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4학년이던 1983년 5월 18일엔 광주항쟁 3주년을 맞아 학내에서 친구들과 함께 고공 시위를 벌였다. 그는 1983년 5월 시위 때문에 처음으로 구속됐다. 구속·수배를 반복했던 고통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며 얼굴에 수건을 덮고, 주전자로 물을 뿌리는 고문도 당했다. 결국, 서울구치소로 넘겨져 징역 생활을 시작했다.

“어떻게 해서든 입사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부흥사로 향했어요. 재단, 봉제, 아이롱 가운데 아이롱 업무로 들어가기로 했어요. 공장에 찾아갔는데 처음엔 경비실에서 쫓겨났어요. ‘당신은 이런데서 일하기 힘드니깐 가라’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포기할 순 없어서 세탁소에 가서 아이롱 업무에 대해 대강 듣고서 다음 날 또 갔어요. 한번도 아이롱 업무를 해본 적 없는 ‘쌩초짜’였는데 ‘수년간 아이롱 업무를 해왔고, 팔 힘도 강해서 자신 있다’고 말했어요. 그제야 경비실에서 들여보내 주더라구요.” 1985년 6월 24일 대우어패럴 노동자들이 회사 건물에 구호를 붙인 채 투쟁을 하고 있다. 대우어패럴 노동자들의 투쟁에 다른 공장 노동자들이 연대하며 구로동맹 파업이 일어났다. ⓒ박용수

하지만, 부흥사 노동자들의 점거투쟁은 오래가지 못했다. 경찰과 회사 관리자, 재단사들이 주축이된 구사대가 난입해 이들의 농성을 폭력 진압했다. 농성하던 부흥사 노동자 120여 명은 전원 연행됐다. 이후 80여 명이 강제사직서를 썼고, 회사는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공 이사장은 또다시 구속됐다. “원종동에 있던 우리 모임방에 갔어요. 그날은 눈이 와서 조금 일찍 나갔는데, 모임 장소에 도착하니깐 ‘이 새끼 제 발로 기어 들어오네’하면서 사람들이 저를 잡더라구요. 이미 발각이 돼서 오지 말라고 조직에서 저에게 연락하려 했지만, 단선처리가 되는 바람에 실패한 거에요. 나중에 들으니 제가 오는 길목에 사람을 배치해서 연락을 취하려고 했다고 하더라구요.”아는 놈들 같았어요”

“두 명이 들어와서 저를 욕조 앞에 앉히고, 욕조에 차 있던 물을 다 뺐어요. 그리고, 담배를 하나 주면서 욕조에 물을 다시 채우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물이 다 찰 때까지 시간을 줄 테니깐 불어라’하고 말하더라구요. 남노련 중앙에 제 동기들이 2명 있었는데, 그 친구들이 어디 있는지 불라는 거였어요. 솔직히 전 아무것도 몰랐거든요. 모른다고 하면서 계속 기다리는데 극한의 공포가 느껴졌어요. 물이 차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모르지만, 정말 길게 느껴졌어요. 어떻게 하면 공포를 느끼는지 아는 놈들 같았어요. 물이 다 차고 나니 제 손을 뒤로 해서 수갑을 채웠어요. 그리고, 한 놈이 취조를 했고, 한 놈은 제 머리를 물에 집어넣으며 고문을 했어요. 아마도 이근안이었던 것 같은데 공포가 크니 얼굴을 기억하고 그럴 상황이 아니었어요. 머리를 물에 처박고 고문하다 보면 숨이 차다가 뒤로 나자빠져요. 그러면 제 몸을 다시 일으켜서 불라고 강요하고, 안 하면 또 고문하고 그렇게 반복됐어요.

공 이사장은 1987년 1월 13일 남영동 대공분실에 왔고, 박종철 열사는 다음날인 14일에 와서 조사를 받다 사망했다. 공 이사장에겐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깊은 부채감으로 남아있다. 그렇게 주어진 값진 삶을 허투루 보낼 순 없었다. 공안세력은 그에게 반성문을 강요했지만, 끝까지 거부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도 싸움을 계속하다 빛조차 안 드는 징벌방인 ‘먹방’에 갇히기도 했고, 끝내 부산구치소로 이감됐다.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그는 1987년 6월항쟁과 7·8·9월 노동자 대투쟁을 감옥에 갇힌 채 맞이했다. 당시 감옥에서 잡지에 실린 사진을 통해 이한열 열사 장례식에 수십만 명의 인파가 참여해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채운 모습을 만났을 때 그는 가슴이 뜨거웠다고 했다. 거리엔 민주화의 열기가 가득했다. 곧 풀려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해를 넘길 때까지 그는 감옥에 갇혀있었다. 결국, 부산구치소에서 마산교도소로 이감된 뒤 1988년 6월 30일 가석방됐다.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은 2000년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을 공식결정했다. 당시 위원장은 문성현이었고, 공 이사장은 정책실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정부가 주도해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등 노동자들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기업별 노조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었고, 공 이사장은 문성현 위원장과 함께 전국을 돌며 당시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산별노조를 알렸다. 그리고, 2001년 2월 8일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이 공식 출범했다.“당직 생활을 시작하면서 ‘통합’을공 이사장은 시하노동정책연구소를 통해 무료노동법률상담, 노동법률학교, 노동조합 지지·지원 활동, 시화공단지역의 노동정책생산 등에 나섰다. 지역 노동자들과 함께 민주노동당 시흥시위원회를 만들고 위원장을 맡는 등 진보정치 활동에도 임했다.

또다시 당은 갈라지고 말았다. 통합진보당의 선택을 두고 공 이사장은 아쉬움이 많았지만, 당에 남았다. 불만은 있었지만, 당시 통합진보당이 공안세력의 탄압을 받는 상황에서 탈당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2014년 박근혜 정권에 의해 해산당할 때까지 그는 통합진보당과 함께했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진보운동이 분열했던 과거를 두고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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