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서 슛 감각 좋은 특정선수는다음 슛도 꼭 들어갈거란 믿음통계에선 예외적 우연 해석해도선수의 자신감은 결과에 영향
선수의 자신감은 결과에 영향 농구에서 그 경기 혹은 그 쿼터에서 유독 슛 감각이 좋은 선수가 있다. 이렇게 감각이 좋은 선수가 있으면 팀원들은 그 선수가 슛을 하기 쉽게 만들어주고 패스를 몰아준다. 그리고 그 패스를 받은 선수는 연거푸 득점을 올린다. 이런 현상을 보고 미국에선 '핫핸드'라고 한다. 슛 감각이 뜨겁게 달아오른 걸 비유한 표현이다.
그런데 행동경제학자들은 대체로 이 핫핸드 효과를 우연에 의한 착시효과라고 부정하는 편이다. 행동경제학의 지평을 연 대니얼 카너먼이나 대중적으로 넛지란 개념을 널리 알린 리처드 세일러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핫핸드의 착시효과는 이렇다.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반반이다. 하지만 실제로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과 뒷면이 정확히 반반 나오지는 않는다. 반복적으로 던지다 보면 연속적으로 앞면이 계속 나오는 일은 흔한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이 벌어지긴 하지만 계속 반복하다 보면 다시 뒷면이 나오면서 결국 앞면과 뒷면이 나오는 빈도는 5대5에 가까워진다. 핫핸드 효과는 이렇게 앞면이 연속적으로 나오는 상황과 동일하다. 그 순간만 보면 마치 선수의 슛 감각이 뜨겁게 달아올라 연속적으로 굉장히 높은 확률로 득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평균에서 벗어난 우연에 의한 효과고 시행 횟수를 계속 늘리면 결국 평균으로 회귀한다는 이야기다.
아무래도 카너먼이나 세일러 모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니 이러한 설명에 권위가 실린다. 이 핫핸드 효과는 상당한 논쟁거리가 되었고 후속 연구에선 핫핸드 효과를 긍정하는 연구들도 등장했으나 대체로 핫핸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착시효과에 가까운 걸로 의견이 모인 상황이다. 물론 행동경제학자들의 말대로 우리 인간은 우연에 의해 발생한 사건도 인과관계로 해석하는 오류를 자주 저지르곤 한다. 하지만 핫핸드 효과에 대해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슛을 연속으로 성공시킨 선수가 다음 슛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를 예측하고 전망할 때는 그것이 우연에 의한 것이고 평균회귀를 따른다고 보는 것이 맞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 시절엔, 토너먼트에 우즈가 출전했을 경우는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해 다른 골퍼들의 성적이 나빠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타이거 우즈라는 압도적인 스타를 상대할 때 본 실력을 제대로 펼쳐 보이지 못하는 것이다. 후속 연구에선 선수 간의 실력 격차가 적을 땐 오히려 성적이 평소보다 향상된 반면 격차가 클 경우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볼 만하다와 이길 수 없다의 차이가 실력을 발휘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분명 핫핸드 효과는 긍정해야 한다. 관찰자와 달리 플레이어는 시도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입장이다. 분명 슛이 들어갈지 빗나갈지는 확률에 의한 것이라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이 슛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집중력을 발휘해 던진 슛과 그렇지 못한 상태로 던진 슛은 신체의 동작에 영향을 주게 되고 이는 성공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설사 그로 인해 아주 약간의 성공률만 오른다 하더라도 극한의 경쟁 상황에선 큰 결과의 차이를 낳을 수 있다. 다시 돌아와 핫핸드 효과는 그저 우연에 의한 착시로 무시해야 할까? 핫핸드의 존재를 믿고 그것이 결과를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는 충분하다. 우리는 우리 인생의 관찰자가 아니라 플레이어다. 우리가 갖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착시 효과라도 부정할 이유는 없다. 예측보다 중요한 것이 결과를 만드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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