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특별법 제정 20년을 맞은 2024년에도 불법 성매매 산업은 여전히 번성 중이다. 30조~37조원 규모로 추산(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2016년 기준)됐던 성매매 산업을 지탱하는 주범은 성구매자와 성매매 알선자이지만, 주변에 기생하며 이익을 얻는 공범들의 존재도
성매매 업소가 입주해 있는 서울 강남구의 건물들. ‘안마’, ‘마사지’ 등 간판을 내걸고 있다. 건물주들은 성매매 업자로부터 막대한 임대수익을 얻지만, 성매매 업주나 성매수자에 비해 덜 주목받기에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엘리베이터가 7층에 도착하자, 음악 소리가 귀를 때렸다. 문이 열리자 어두운 조명 아래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예약하고 오셨나요?” 한 직원이 말했다. ‘예약하지 않았다’고 하자 안쪽 공간으로 안내됐다. “찾는 아가씨 있어요?” 자리에 앉자 직원이 물었다. 옆에는 젊은 남성과 중년 남성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입구에 표시된 안마시술 가격은 11만5천원이었지만, 가격을 묻자 “27만원”이라고 했다. “한번이 이렇고 두번이면 32만원이요.” 머뭇거리던 기자가 ‘안마만 하는 곳이냐’고 묻자 직원이 당연한 듯 말했다. “여긴 섹스하는 곳이에요.”
ㄷ안마는 7층 입구를 통해서만 6, 8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였는데, 이런 공간 설계 또한 건물주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 성매매 업소 입주 의심 신고만으로도 건물주에게 통보된다. 과거 성매매 업계에 종사했던 한 관계자는 “ㄷ안마는 그 일대 안마방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다”며 “건물주가 모르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이 문중처럼 불법 성산업으로 임대 수익을 올리는 건물주는 얼마나 될까. 한겨레 탐사팀은 오영환 전 의원실을 통해 다시함께상담센터의 성매매 모니터링 대상 업소 132곳의 주소를 입수해, 해당 건물들의 등기부등본을 떼어 건물주를 파악했다.
개신교 계열 이단종교 교주인 김아무개씨가 2005년 252억원에 사들인 강남구 논현동 건물 지하에서는 10년 이상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김씨는 1990년대부터 기도원을 기반으로 전국 단위 열성 신도를 모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보유한 건물에서는 간단하게 목욕을 한 뒤 비밀통로로 안내돼 성매매하는, 이른바 스파 형태의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었다.온라인 성매매 후기 누리집에는 “○○스파 후기”라며 노골적인 성적 묘사를 담은 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업소 관계자는 지난 2일 현장을 찾은 기자에게 “연애 한번은 14만원, 두번은 17만원”이라고 말했다.지난달 29일 찾은 서울 종로구 종로1가 오씨 소유 건물 3층에는 ‘××마사지’라는 커다란 간판과 그 옆에 회전하는 하트 표가 그려져 있었다. 간판 설치 시기를 살펴보니, 최소 2016년 4월부터 업소가 운영됐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건물주 처벌 사례는 드물다.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라는 성매매처벌법의 단서 조항을 입증하는 게 관건인데, 수사기관이 업소주나 성매수자에 비해 건물주 수사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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