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삶]손님 끊긴 마을·문 닫은 일터…꼬망 부부는 닭 팔아 ‘아이 42일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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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먹에서 자고 시장에서 500원짜리 볶음밥을 사먹으면서 지내다가도 믿을 만한 사람이 사업을 시작한다면 “어, 나도 3000만원 있음!” 하고 손을 든다. 전세금이다, 주택 대출금이다 해서 평생 현금 목돈 만질 일이 없는 한국인들과 투자 개념 자체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며칠 전 동네 사람 꼬망의 ‘투투그 캄부한’에 초대받았다. 발리 사람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생애 첫 1년 동안 여러 의식을 치른다. 투투그 캄부한은 생후 42일째를 기념하는 행사로, 엄마와 아이에게서 부정한 것을 씻어낸다는 의미가 있다. 이 행사가 끝나면 비로소 그들은 힌두 사찰 같은 성스러운 곳에 들어갈 수 있다. 아이 아빠인 꼬망은 누사프니다, 그중에서도 내가 사는 삭티 마을 토박이다. 그는 삭티의 유일한 다이빙센터에서 일한다. 성실하고 착해서 모두가 좋아하는 토박이 꼬망과 일하는 건 외지인 사업가에게 큰 행운이다. 사장들은 다른 인도네시아 직원, 공무원, 땅주인, 해안가 상업지대 사람들과 협상할 일이 있으면 항상 그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런 중재역은 현지인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삭티는 누사프니다에서도 조금은 소외된 산간 마을이고, 크리스털 베이 해변을 장악한 주민들은 삭티 사람들에게도 콧대를 세운다.

나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아이가 치르게 될 의식들에 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아이는 생후 3개월 동안 땅을 접촉하지 못한다. 3개월이 되면 아이의 몸에 영혼이 깃들도록 신에게 비는 의식이 있고, 그것을 치르면 비로소 아이가 땅을 밟을 수 있다. 6개월이 되면 아이의 머리카락을 자른다. 전생의 업보를 떨쳐내는 의식이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마당에 한가로이 노니는 닭들을 바라보았다. 다행히 다이빙센터가 곧 문을 열 것이므로 꼬망은 더 이상 닭을 팔 필요가 없다. 여러 근심이 사라지면서 2020년에 대한 미움도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 이 시기도 곧 농담거리가 될 것이다. 얼마 전 동네 단골 식당이 다시 문을 열었는데, 그 집 사장이자 요리사인 중년 여성은 기초 영어만으로도 손님 모두와 금세 친구가 되는 ‘스웨그’ 넘치는 분이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가 반색하며 안부를 묻자 내 일행은 껄껄 웃으면서 “코로나 뱅크럽트”라고 답했고, 그도 “미투! 뱅크럽트!”라면서 폭소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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