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의 단도직입]“왜 사채 문제에 집중? 오늘도 피해자들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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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경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사무처장(59)은 대형마트 규제, 상가 및 주택 임대차보호법,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 민주노동당 전성기의 주요 정책을 만든 실력 있는 ...

1965년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대를 졸업했다. 카를 마르크스의 연구자인 그는 ‘제주 맑스’로 불린다. 1997년 10월 ‘국민승리21’에 정책위원으로 합류해 민주노동당 정책실장,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정책실장을 지냈다. 2008년 민주노동당이 분당할 때 탈당해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를 만들어 사무처장으로 16년째 운영 중이다. 저서로는 , , , 이 있다.

얼마 뒤 송 처장의 헌신적 활동과 민생연대 재정난이 JTBC 보도로 알려졌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미안하다’ ‘감사하다’ ‘존경한다’ ‘감동받았다’는 반응과 시민들의 후원이 쇄도했다. 송 처장은 2월24일 다시 글을 올렸다. “민생연대의 절망적인 재정 상태가 소액 후원들이 모이고 쌓이더니 금세 말끔히 해소됐습니다. 소중한 후원들 덕에 민생연대를 해산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송 처장은 “이렇듯 관심을 가져준 모든 분께 그저 고맙다”면서 “늘 초심 그대로일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민생연대 재정난에 해산 공지했다 후원 쇄도로 기적처럼 유지하게 돼“사채에 빠지면 자신은 물론 주변을 황폐화시켜요. 정리해주지 않으면 주변까지 다 망가져요. 그 사람들 열 중 서넛은 죽어요. 그런 분들, 그분들의 가족이나 주변인들을 대신해서 정말 고맙죠.”“상담한 사람 중에 젊은 친구가 있어요. 아주 활달한 청년이었거든요.

현행 대부업은 인허가제가 아니라 등록제다. 그러다보니 관리·감독의 사각이 생기고, 합법적으로 등록해 불법적으로 영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송 처장의 설명이다. 그 주변에서 아예 등록도 하지 않은 대부업체가 독버섯처럼 자란다고 한다. 등록된 대부업체의 불법 영업, 미등록 대부업체의 불법 영업이 사채시장의 현주소라는 것이다.“순자산액 제도를 실효성 있게 도입하면 인허가 제도의 중간 단계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일본이 이미 그렇게 정비를 했어요. 예를 들면 3억원 이상 순자산을 갖고 있지 않으면 대부업 등록도 못하고 영업도 못하고 등록 갱신도 못하게 하는 거예요. 그러면 채무를 주렁주렁 달고 영업할 순 없게 돼요.”

“민생연대가 정상화되면 제도 개선 운동을 할 거예요. 첫째, 순자산액 제도의 실효성 있는 도입입니다. 불법 사채시장의 온상을 정리하는 거죠. 둘째, 엉터리 공증 제도 개선입니다. 증빙 없는 경우 공증을 발행하지 못하게 하고, 강제집행 전 잔여채무를 심사하도록 하는 거죠. 셋째, 자동차 등 질권설정금지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입니다. 현재는 민사적으로만 금지하고 형사처벌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처벌규정 미비 때문에 돈을 빌려줬다는 이유로 자동차를 점유해 대포차를 운행하는 일이 횡행하고 있습니다.”“당장 급한 것은 임대차 영역이죠. 이를테면 주택 임대차 계약과 관련해서 계약갱신 기간을 늘리는 문제가 있어요. 세입자 우선매수제 등을 정상적으로 도입하는 문제부터 다양한 과제들이 있어요.”“경제민주주의는 사람들의 경제적 관계에서 차별과 불평등을 시정하거나 해소하는 걸 도모하는 일입니다. 경제적 관계는 크게 다섯 가지가 있어요.

송 처장의 헌신적이고 창의적인, 무엇보다 실사구시적인 정책 활동은 민주노동당 전성기에도 당내에서 합당한 정치적 대접을 받지 못했다. 고 이재영 전 민주노동당 정책실장은 2007년 “국책연구소라면 몇억원쯤 들여 두어 달쯤 걸리는 일을 사나흘 만에 끝내라 주문하고, 송태경의 철야 작업에 쓰였을 과자 두 봉지, 담배 한 갑 영수증을 처리해주지 않는 민주노동당은 딱 그만큼에서 멈출 것”이라고 쓴 적이 있다. 그 예언대로 민주노동당은 2008년 둘로 쪼개지며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고, 송 처장은 눈물을 흘리며 진보정당을 떠나 민생연대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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