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의 의사 증원 대치가 4주째를 맞았지만, 해결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외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전공의·전임의를 넘어 의대 교수들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
이서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획국장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의·정 간 대치가 4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공공의료에 대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다면서 “숫자 싸움에서 벗어나 진짜 대안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성일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2020년에는 지금보다 쉬웠어요. 그때 문재인 정부는 1년에 400명 늘리겠다고 하면서 그나마 공공의대 신설안이라도 내놨으니까요. 문제는 의사 증원 규모가 너무 작고 공공의대 정원도 고작 49명뿐이라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당시 의사들은 그 미흡한 방안조차 결사반대하면서 파업을 벌였어요. 의사 파업 비판에 초점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증원 규모가 2000명으로 커진 반면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없으니, 정부도 비판하면서 의사도 비판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 강 대 강 대치가 하루빨리 해소되길 바라지만, 의·정 간 타협으로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그 끝에 환자와 시민들을 위한 대안이 존재하지 않을까봐 걱정됩니다.”“성명을 낸 후에 인의협 홈페이지 트래픽이 갑자기 급증해 다운됐어요. 자유게시판은 과거 테러를 당한 경험 때문에 이미 없앤 상태여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할까요. 하지만 인의협이 의사들의 파업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에요.
이 국장은 2020년에 의대 본과 4학년생이었다. 당시 전국의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은 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참하기 위해 국가고시를 거부했고, 결국 그해 국시 대상자 3172명 중 14%에 해당하는 436명만 응시했다. 국시 거부에 동참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배신자’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정부는 국민의 성난 여론을 감안해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에게 재응시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으나,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인해 의료인력 부족 상황이 심각해지자 결국 다음해 응시 기회를 부여했다. 이후 이들 중 상당수는 전공의가 됐고, 현재 의사 증원에 반대해 집단행동을 벌이면서 동참하지 않는 이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또다시 ‘배신자’ 낙인을 찍고 있다.“압력이 있었죠. 그래도 동참하지 않으니 저만 빼고 단톡방을 만들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공부하고, 혼자 시험 보러 가고 그랬죠. 제가 마침 그 시기에 예방의학 수업을 듣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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