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의 단도직입] “뒤와 옆을 자주 돌아보며, 사각지대 존재들과 연결 회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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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예술가이자 적정예술그룹 ‘피스오브피스’ 대표. 경기 양평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예술대학에...

공공예술가 천근성 작가가 지난 17일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노숙인의 집을 수리하는 ‘이웃집 홈리스’ 작업에 대해 그는 “일방적으로 지원받는 노숙인들이 예술노동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하고,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기쁨을 느끼고 나와 이웃으로서 관계를 맺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김창길 기자 [email protected]

“흙 만지는 게 좋아서 미대에서 조소를 전공했습니다. 장래 희망은 막연했어요. 휴학 때 전시기획사에서 일해보니 ‘역시 미술판의 최고는 작가구나’ 싶어서 작가들이 많이 모이던 서울 문래동에 합류했습니다. 조형물 공장 같은 곳에서 일하면서 손재주에 자신감이 붙었죠. 2012년 출전한 ‘토이정크 아트페스티벌’에서 1등을 했습니다. 산처럼 쌓인 수십t 규모의 장난감 쓰레기를 활용해서 1박2일 동안 작품을 만드는 대회였는데, 업사이클링이 뜨던 때라 ‘반짝 스타’가 됐어요. 재활용품을 이용한 작품 판매와 기업들의 의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하루는 작업을 의뢰한 기업에서 ‘재활용 공병을 모으기가 어려우니 공장에서 빈 공병을 새로 만들어 보내주겠다’더군요.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어요. 재활용품으로 멸종위기 동물을 압도적인 크기로 만들곤 했지만, 이런 작품들이 알맹이 없이 겉만 번지르르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 속에서 나온 게 아니었어요.

“고속도로에서 사람을 대체한 로봇 신호수를 보면서 생각이 복잡했습니다. 저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을 징수원에게 냅니다. 완전 하이패스 체제가 된다면 이분들은 어디로 갈지 걱정됐거든요. 징수원에게 ‘오늘 날씨가 춥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인사말을 건넵니다. 잠깐의 대화지만 서로에게 힘낼 기운이 될 수 있어요. 그런데 오싹한 게, 엄연한 사람이 일하는 와중에도 배경에 ‘하이패스 사용하면 더 좋아요’라고 자동음성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로봇이 가성비가 높다고 판단하니 시급 낮고 반복노동을 하는 사람들부터 대체하려는 거죠. 변화를 막을 순 없지만 늦추거나 혹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예술가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산업박람회 형식을 빌려 ‘반복노동 마네킹’을 판매하는 ‘근성 ENG’ 기업을 전시 콘셉트로 잡고 톨게이트 징수원, 마트 판매원 로봇들을 등장시켜 노동이 소외되는 현실을 짚어봤습니다.

“형광색 작업복을 입은 팀이 길에 버려진 가구 등을 수리하면, 구경하려고 발걸음을 멈춘 행인들에게 노래와 율동으로 취지를 전달하는 거리 퍼포먼스를 했어요. 처음엔 게릴라처럼 ‘사물돌봄’을 한 뒤에 그냥 도망쳤는데, 나중엔 당근마켓에 위치를 알려서 필요한 이가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실 고칠 게 많지 않은 물건이 대다수예요. 그냥 닦기만 해도 번듯하게 쓸만해지죠. 그걸 보는 관중의 마음에 ‘아깝다’는 연민의 마음을 넘어서 ‘아깝다, 그럼 나도 환경보호와 기후변화에 대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정동’을 일으키는 게 목적이었어요.”“시민단체가 제도 개선으로 변화를 꾀한다면, 예술가로서 저는 일단 제 자신이 바뀌는 게 좋습니다. 의도된 행동을 해서 사건이 생기고, 당연하게 여겨졌던 개념이 부서지면서 사고가 바뀌는 경험을 하게 돼요. 타인에게는 ‘내가 이렇게 달라져보니 좋은데 한 번 이렇게 해보지 않으실래요’라고 제안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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