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사료] '평양 비밀방문' 이후락, 김일성 동생에 '안 온다 생각했지요?'
1972년 5월 평양을 극비에 방문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김일성 수상과 악수하는 모습 하채림 기자=1971년 11월 20일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 열린 남북 비밀접촉은 분단 후 남북 당국 간의 첫 공식 회담이다. 하루 전 열린 남북적십자회담 예비회담에서 우리 측이 제안해 성사됐다.6일 통일부가 공개한 남북회담문서를 보면 비밀접촉 1차회의에서 북측 실무자는"요즘 세계를 협상의 시대라고 하든가요"라고 운을 띄우자 남측 실무자가"하기야 주먹으로 하려는 것보다 말로써 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어요"라고 화답했다.분단 27년 만에 시도하는 '적지' 방문인 만큼 고위급·실무자는 상호 방문 때 '상부'의 신임장을 휴대했으며 상대방으로부터는 신변안전보장각서를 받았다.평양 방문 당시 이 부장은 대화 상대이자 김일성의 동생인 김영주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이 서명한 신변안전각서를 받았다.
이에 이 부장은"처음부터 김 수상과 박 대통령이 회담을 하면 잘못될 경우 실망이 크게 된다. 통일이 궁극적으로 이뤄질 때 김 수상과 박 대통령의 회담이 있어야 한다"며 반대하고,"단계적인 방법을 제안"했다.회담이 전개되는 내내 입장차를 좁히진 못했지만 남북은 '조국통일 3대 원칙'에 합의해 '7·4남북공동성명'을 도출해 통일정책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남북 남북조절위원회 공동위원장 합의문서 서명7·4 남북공동성명의 서명자는 '서로 상부의 뜻을 받들어 이후락 김영주'로만 표시돼 있다. 당국 간 합의문서이긴 하나 서로를 정부로 공식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기관이나 직함 없이 고위급의 이름만 쓴 것이다.고위급 상호방문을 추진하면서 서울과 평양을 잇는 상설 직통전화도 설치됐다.
서울-평양 직통전화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는 7·4 남북공동성명과 같은 날 공식 발표가 됐지만 이 부장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이미 1972년 4월 말에 설치돼 운영이 시작된 과정이 남북회담문서에 담겨 있다. 서울에는 이후락 부장의 사무실에, 평양에는 김영주 부장의 사무실에 각각 전화기를 설치하고, 일요일·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9시부터 12시까지, 16시부터 20시까지의 사이에 운용했다. 필요할 때는 미리 시간을 지정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통화했다.남북회담문서에 따르면 직통전화 통화 횟수는 4년 4개월 동안 본통화 238회, 시험통화 1천108회에 이른다.그러나 직통전화 운용이 중단됐을 뿐 라인은 살아 있었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남쪽의 국가정보원과 북쪽의 통일전선부 사이를 연결하며 남북한 최고지도자의 뜻을 교환하는 '핫라인'으로 공식화했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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