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원, 나영 인터뷰(1)-“재생산권, 낯설지만 전세계가 그 방향으로 가고있어” -세계보건기구(WHO)가 2022년 새로운 임신중지 가이드를 내놨다. 나영=WHO는 이...
2019년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낙태죄’는 폐지됐지만 4년이 넘도록 정부와 국회는 임신중지 시스템을 어떻게 보건의료 시스템으로 들여놓을지 논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임신 36주째에 ‘낙태 수술’을 했다는 유튜브 영상이 논란이 되자 보건복지부는 며칠 만에 살인죄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죠. 이렇게 정부가 빨리 대처할 수 있는데 임신중지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왜 더뎠을까요.
윤정원 =국제적 시각으로 보면 2015년 WHO 가이드라인은 ‘안전한 임신중지’이었다. 허가 받지 않은 사람한테 약초를 받고 뜨개바늘 넣는 방식의 임신중지는 모성 사망률이 높아지니까 안전한 임신중지를 초점으로 둔 것이다. 미국의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에는 모든 나라들이 비범죄화 단계를 밟고 있는데, 최근 30년간 거꾸로 가는 나라는 미국와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폴란드 4개국 밖에 없다. 나머지 5840여개 국가들은 진보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임신중지가 비범죄화되면서 이제는 모성사망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인간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여성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진료 환경은 무엇인지 논의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주수가 많아지면 위험해지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 대한 제약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 천공 기술보다는 약물이나 흡입술이 안전하다는 이야기도 안전성에 더해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인권적인 관점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나영=그렇다.
하지만 익명출산제에서는 그저 출산을 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 된다. 이러한 근본 원인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 아동은 친생부모의 정보도 알 수가 없게 되고 지자체에 등록되어 시설에 맡겨지게 될 수 있다. 이후 아동의 삶에 대해서는 정부도 아무 대책이 없다. 복지부는 보호출산제의 위기임신 상담 체계를 통해 익명출산 이전에 여러 지원을 통해 익명출산이 최후의 선택이 되게 하겠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익명 출산이 최후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는 걸 안다면 애초에 정부는 익명출산제를 도입하지 않고 임신중지 접근성과 양육 지원 체계부터 제대로 구축했어야 한다.
스웨덴 교수님은 약물 개발부터 고민했다. 약물 개발부터 임상적 사용에 대한 연구들을 통해서 근거에 기반해 정책을 바꿔왔다. 우리는 난임, 암에는 돈을 쓰지만 피임과 임신중지에는 보건의료 재정도, 연구에서도 돈을 안 쓴다.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임상 경험, 연구 결과가 정책을 바꿔낼 수 있다. 의사가 증언자이자 연구자가 될수 있다 생각한다. 스웨덴은 80년 전부터 아동인권과 재생산권을 고민해온 국가다. 임신중지를 합법화하고 보편적·포괄적 성교육을 제공하고, 무료인 청소년 성건강 클리닉을 전국에 설치했다. 이렇게 바뀌는데도 시간이 필요했다는 걸 깨닫게 된 에피소드가 있었다. 하루는 한 청소년이 혼자 진료를 보러 왔다. 한국에서는 보호자 동의 없는 경우를 상상도 못할 일이라 부모 동의가 필요하지 않느냐 물었다. 젊은 의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봤다. 그러다 연배가 높은 의사가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80년 전 제도의 초창기엔 부모가 찾아와서 딸 자녀의 진료 정보를 달라고 하거나 의료인에게 항의하는 일이 있었겠지만, 청소년의 비밀유지를 최우선으로 두는 원칙을 80년간 고수하다 보니, 이제는 청소년클리닉을, 성매개감염 클리닉을, 임신중지 서비스를 받아온 청소년들 세대가 부모 세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청소년 클리닉을 이용하고 임신중지 서비스를 받았던 사람들이 엄마가 되니 당연한 것이 된 것이다.
나영 인터뷰(2)“한 세대만 바뀌면 재생산권에 대한 고민도 바뀔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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