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민 | 자유기고가 나로 말하자면 패악의 아이콘, 우리 집 ‘무서운 아이’였다. 30대까지 대개는 말 안 하고, 말을 했다 하...
게티이미지뱅크 김소민 | 자유기고가 나로 말하자면 패악의 아이콘, 우리 집 ‘무서운 아이’였다. 30대까지 대개는 말 안 하고, 말을 했다 하면 성질부렸다. 누구에게나 삶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게 된 40대 후반이 되어서야 효녀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같은 인간으로서 느끼는 연민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들이 내 곁에 영원히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는 배고픔처럼 명확한 감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여름휴가를 갔다. 돌솥누룽지탕 가게에서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80살 아버지가 누룽지를 잘게 부쉈다. 어머니는 독백처럼 말했다. “누룽지를 저렇게 잘게 부수는 게 아닌데.” 아버지는 못 들은 척 계속 부쉈다. “누룽지를 잘게 부수니까 돌솥에 눌어붙지.” 어머니는 날 보면서 다시 말했다. “누룽지탕 누룽지는 부수는 게 아니야. 넌 누룽지를 부수지 마라.” “누룽지를 부수는 사람이 어디 있담.” 누룽지, 누룽지, 누룽지…. 나는 누룽지 대전이 터질까 봐 조마조마했다.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나는 이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다니는 사람을 처음 봤고 운전 중에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어진 노래는 빌리 조 토머스의 ‘레인드롭스 킵 폴링 온 마이 헤드’, 다음 노래는 ‘청산에 살어리랏다’, 그다음은 어느 초등학생이 치는 걸 녹음한 듯한 ‘엘리제를 위하여’. 이렇게 정신이 번쩍 드는 플레이리스트는 처음이다. 다음 곡을 전혀 예상할 수 없다. 어머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세상에 이런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 담는 사람이 어디 있냐?” 아버지가 응전했다. “나보고 음악을 틀라는 건 고양이한테 똥이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고양이한테 생선, 개한테 똥 아닌가? 고양이에게 똥은 어떤 의미인가? 어머니 말고는 대화할 사람이 거의 없는 아버지는 고독계의 절대 고수다. 입 밖으로 오랫동안 나오지 못한 낱말들은 아버지의 머릿속에서 돌연변이가 된다. 그래서 아버지는 매화를 보고 “순진하다”고 하고, 새가 울면 “짓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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