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의 문화유랑]아무것도 없는 풍경의 아름다움

철도오타쿠 뉴스

[김봉석의 문화유랑]아무것도 없는 풍경의 아름다움
김봉석문화유랑
  • 📰 kyunghyang
  • ⏱ Reading Time:
  • 32 sec. here
  • 4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3%
  • Publisher: 51%

처음으로 일본에 간 해는 1998년이었다.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영화 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을 인터뷰하러 도쿄에 갔다. 당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가수 아...

처음으로 일본에 간 해는 1998년이었다.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영화 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을 인터뷰하러 도쿄에 갔다. 당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가수 아무로 나미에의 스타일을 따라 하는 젊은 여성들이 활보하는 시부야, 만화 의 배경인 신주쿠, 첨단 전자제품과 애니메이션의 성지 아키하바라 등 도쿄의 중심가를 경탄하며 걸었다. 당시의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가는 선진국이었다. 화려한 거리와 느긋한 공원의 비일상적인 풍경,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상품들이 즐비한 세련된 상점도 모두 신기했다. 그 시절, 일본을 다녀올 때면 캐리어에 책과 DVD, CD가 가득 채워졌다. 새로운 문화와 트렌드를 알고 싶으면, 미국이나 일본을 가야 했던 시절이었다.

일본 여행도, 대도시보다 중소도시와 시골을 많이 찾게 되었다. 마쓰에, 오노미치, 다카마쓰, 가고시마, 하코다테 같은 곳을 찾아가면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와는 다른 감흥을 받는다.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과거의 친숙하고 정겨운 느낌을 직접 만나는 경험이랄까. 한국에서는 급격한 난개발로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사라져 버린 옛 거리나 마을의 유사 체험 같기도 하다. 10년, 20년이 지나면 한국의 지방 도시에서 이런 풍경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어느 날, 무인역에서 내린 미치코의 눈앞에 태양광 패널이 가득한 숲이 있다. 누구는 풍경을 망쳤다고 투덜거리겠지만, 지역 사람들에게는 숲의 일부를 베어 전력을 만드는 곳으로 사용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 여행 도중에 만난 ‘오토테츠’는 기차가 운행하는 소리를 녹음한다. 그런데 아주머니 세 명의 수다가 열차 전체에 울려 퍼진다. 소음 때문에 곤란했겠다는 미치코의 말에, 그는 아니라고 답한다. 예전에는 기차 소리에 끼어드는 사람들 말소리를 지우려 했는데, 자동으로 소음을 지우니 오히려 기차 소리가 지워졌다고 한다. 자신에게는 소음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기차 소리가 소음이 된다. 이제는 모든 것이 기차, 철도의 일부라 생각하며 사람들의 소리도 함께 남겨둔다고 한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kyunghyang /  🏆 14. in KR

김봉석 문화유랑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김봉석의 문화유랑]완벽하지 않지만, 멋진 선택[김봉석의 문화유랑]완벽하지 않지만, 멋진 선택우리는 무수한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대부분은 인생에 큰 영향이 없다.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어떤 운동화를 살까, 비가 오는데 산책을 갈까 등등. 하지만 때로는 가벼운 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역동적인 도시와 반복되는 결에서 찾는 최신규 사진미학 ‘두 개의 시선’전역동적인 도시와 반복되는 결에서 찾는 최신규 사진미학 ‘두 개의 시선’전한국의 다양한 풍경과 되풀이되는 선이 주는 아름다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아직 취소 안 됐어요'…티메프 환불 처리 지지부진에 '답답''아직 취소 안 됐어요'…티메프 환불 처리 지지부진에 '답답'(서울=연합뉴스) 강애란 차민지 기자='아직 저는 취소 안 됐어요', '카드사는 아무것도 안 하는 건가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문제는 의사가 ‘없는’ 게 아니라 ‘일할 수 없는’ 것문제는 의사가 ‘없는’ 게 아니라 ‘일할 수 없는’ 것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면서 점점 더 필수의료를 죽음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는 현 정부의 거듭된 악수를 보면서, 아마 그것은 필수의료를 하겠다고 남아 있는 소수의 의사들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매번 한다. 필수의료와 기초의학의 상황은 다르고, 내가 하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문제는 의사가 ‘없는’ 게 아니라 ‘일할 수 없는’ 것문제는 의사가 ‘없는’ 게 아니라 ‘일할 수 없는’ 것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면서 점점 더 필수의료를 죽음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는 현 정부의 거듭된 악수를 보면서, 아마 그것은 필수의료를 하겠다고 남아 있는 소수의 의사들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매번 한다. 필수의료와 기초의학의 상황은 다르고, 내가 하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기댈 것이 없는 세상, 다른 길은 없는 것일까기댈 것이 없는 세상, 다른 길은 없는 것일까지난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행사 기간 중 부대행사를 진행하는 시청 앞 광장을 찾았었다. 행사 홍보관 사이로 다양한 업체의 홍보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공짜는 무엇이든 기분 좋게 하지만, 영화 티켓을 비롯해 커피, 음료, 주류와 백화점 포인트 상품권 등의 경품에는 더위로 풀린 눈도 잠시 번쩍 떠지게 했다. 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07 22: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