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원의 헬스노트] 7천명 암수술 의사가 새 '한글 글꼴' 개발한 사연
'한글재민체' 개발한 박재갑 전 서울대병원 교수 김길원 기자="평생 암 환자를 수술하며 살았지만, 하늘에 뜻이 닿아야 원하는 일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제가 하늘의 도움으로 새로운 한글 글꼴을 만들어낸 것처럼 암 환자들도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박 교수는 국립암센터 초대 원장을 지낸 '천상' 의사다. 근엄하다 못해 때론 무섭기까지 한 외과 의사로, 대장암 등의 수술에 진력하며 명의로 이름을 떨쳤다. 또 몸에 해로운 담배를 없애기 위해 헌법소원을 내는 등 암 예방 활동에도 힘을 쏟았다.그는 2013년 서울대병원에서 정년을 맞았다. 박 교수처럼 이름난 대학병원의 교수들은 보통 정년을 맞이하면 다른 병원으로 옮겨 환자들을 계속 진료하거나 그동안 누리지 못한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게 일반적이다.그런데 박 교수는 한글에 '미쳐' 살았다. 의사가 왜 그랬을까. '혹시 세종대왕의 후손이라도 되나요'라는 농담 섞인 질문을 던졌지만, 그의 근엄한 눈빛은 기자를 무색하게 했다.
서울대병원 본관에 걸려 있는 이 칙서는 1908년 10월 24일 대한의원 개원일에 황제 순종이 내린 것이다. 선왕인 고종 대부터 추진한 일을 매듭지은 것임을 밝히고 백성들에게 의료의 혜택이 미치도록 하라는 황제의 뜻이 담겼다. 식민지 보건의료의 중추 기능을 담당했던 대한의원이 대한제국의 공식 기관임을 선포한 것이다. 그로부터 1년 만에 '한글재민체1.0'이 개발됐고, 이후 매년 한글날에 맞춰 개량판이 발표됐다. 이달 25일에는 윤디자인그룹과 협업으로 한글, 로만, 아라비아숫자, 번체, 간체, 가나 문자, 일본 표준 한자를 동일한 필체로 개발한 한글재민체 5만벌이 대학, 공공기관, 도서관 등에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박 교수의 답변을 요약하자면 재민체는 '주권재민'에서 따 왔다. 글꼴은 칙서에 등장하는 33자 한글 자소에 기반했다. 이를 2천350자의 글꼴로 디지털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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