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을 보면 빠져나갈 구멍이 하나씩 있어요.' 여당의 한 보좌진이 기자에게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며 던진 말이다. 국회법상 처벌이나 구체적 규정에 미비한 점이 있어 의원들이 '눈 가리고 아웅'하게 된다는 것이다. 법을 만들고 고쳐야 할 본인들이 이를 방치하는 건 덤이다. 4년마다 반복되는 원 구성 난항이 그렇다. 국회법상 명시된 기한..
여당의 한 보좌진이 기자에게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며 던진 말이다. 국회법상 처벌이나 구체적 규정에 미비한 점이 있어 의원들이 '눈 가리고 아웅'하게 된다는 것이다. 법을 만들고 고쳐야 할 본인들이 이를 방치하는 건 덤이다.
4년마다 반복되는 원 구성 난항이 그렇다. 국회법상 명시된 기한을 지키지 않더라도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뿐이다. 주인 없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의원들은 정쟁에 매몰돼 밥그릇 싸움을 벌인다. 그 과정에 대화와 타협이라는 명분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원 구성에는 평균 41.7일이 걸렸다. 그러므로"관례대로" 하자는 국민의힘 주장은 공허하다. 관례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치며 원 구성을 지연시켰고, 이에 대한 여야 입장도 입맛대로였다. 한나라당은 153석을 가져갔던 18대 국회에서"우리가 전체 상임위원장을 맡으면 협상이 필요 없다"며 야당을 윽박질렀다. 당시 통합민주당이"의회 독재를 꿈꾸는 것이냐"며 반발했으니 여야는 지금 말 바꾸기를 하는 셈이다.
"법대로" 하자는 민주당도 잘한 건 없다. 정말 원 구성 시한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원내 1당으로서 총선 직후부터 협상에 나섰어야 한다. 그간 국회 개원마다 소요된 기간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법정 기한을 핑계로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할 경우 입법 폭주를 벌였던 21대 국회를 반복하는 게 아닌지 우려가 커진다. 선의에 기댈 수 없다면 최소한의 규정을 둬야 한다. 예측 가능하고 정쟁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을 1·2당이 나눠 갖는다면 운영위원장, 정무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어떻게 배분할지 사전에 결정하는 식이다. 정당으로부터 독립적인 상임위 배정 기구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타협을 포기하고 기계적 처리를 하자는 건 아니다. 여소야대든 여대야소든 정치 지형은 바뀌기 마련이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초당적으로 합리적 규정을 함께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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