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권의 묵묵] 나는 노들의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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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에 철학 전하러 온 사람이지만이제는 노들로부터철학을 겨누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이 학교의 ...

지난 금요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노들장애인야학에 다니는 학생들의 무상급식을 위한 후원 행사가 열렸다. 우리는 이 행사를 ‘평등한 밥상’이라고 부른다. 정부가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해주면 좋겠지만 노들은 정규학교가 아니어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노들은 정규학교가 장애인들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생겨난 학교다. 정규학교에서 배제해놓고, 정규학교가 아닌 학교를 다닌다는 이유로 급식에서 배제하는 셈이다. ‘평등한 밥상’은 비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의 기울어진 밥상을 적어도 이 학교에서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학교를 어떻게 말해야 할까. 장애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름을 모를 수 없을 만큼 유명한 학교지만, 내가 느끼는 자랑스러움을 이 이름만으로는 전할 수가 없다. 이 학교는 그야말로 보물 광산이다. 억압과 차별, 추방과 배제의 고통 속에서 다져진 이야기들이 고온고압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처럼 매장돼 있다. 10년 전 홍은전 작가가 이 원석들을 뛰어난 세공술로 다듬어 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30주년을 기념해 더욱 특별한 책이 나왔다. . 지난 30년간 노들의 소식지에 실렸던 2000편이 넘는 글들 중 수십 편을 골라 묶은 것이다. 노들에 매장돼 있던 원석 한 자루를 그대로 꺼내놓은 셈이다.

이 책의 마지막 글은 지난해 지하철에서 오체투지 투쟁을 했던 학생이 쓴 것이다. “팔과 다리를 바둥거리며 배를 밀고”가는 것이 “한 살배기 아가의 배밀이보다 못했”지만 이때 “깊게 묻어두고 싶었던 지난 기억들”이 떠올랐다고 했다. 시설에서 물을 주지 않아 “욕실로 기어가서 대야에 담긴 물을 더위 먹은 개처럼 핥아먹”었던 일, 누군가 떨어져 죽으며 내지르던 비명을 듣고 자신 또한 “그렇게 죽기를 소망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객실을 기어갔다고 썼다. “눈물이 쏟아지는 걸 비장애인들의 얼굴을 보면서 참았다. 약해 보일까봐, 내가 힘들어서 우는 걸로 생각할까봐 이를 악물고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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