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칼럼] 전월세 / 김훈

대한민국 뉴스 뉴스

[거리의 칼럼] 전월세 / 김훈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hanitweet
  • ⏱ Reading Time:
  • 23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13%
  • Publisher: 53%

-인간의 주거의 권리에 대한 나의 소견은 서울에서 자라면서 목격한 무허가 주택 철거 현장의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한다.-

인간의 주거의 권리에 대한 나의 소견은 서울에서 자라면서 목격한 무허가 주택 철거 현장의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한다. 한국전쟁 직후부터 먹고살려는 사람들은 서울로 몰려들었고 집은 없었으므로 무허가 주택의 대단지가 생겨나는 것은 자연현상이었다. 이 단지를 행정행위로 때려 부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그 자리가 국유지이거나 사유지라는 것이었다. 국토는 모두 국유지이거나 사유지이기 때문에 철거민들은 땅 위에 엉덩이를 붙일 자리가 없었고, 인간의 생존은 ‘허가’의 대상이었다. 철거 현장은 아비규환의 지옥이었다. 쫓겨나는 사람들은 소주병에 분뇨를 담아서 던지며 저항했다. 저녁에는 가루가 되어버린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쓰레기 더미에서 울었다.

이들이 어디로 가는 것인지는 정책의 관심사가 아니었고, 변두리에 모여서 다시 마을을 이루면 그 동네를 또 부수었다. 지금, 전월세 값에 짓눌린 인간고의 바탕은 그때의 철거 현장의 기본구도와 다르지 않다. 철거 현장에서는 도끼와 망치로 집을 부수어서 사람들을 추방했지만, 지금은 시장의 질서 속에서 가격의 조정능력이 추방의 기능을 수행한다. 집 없는 사람들은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에게 돈을 내고 그 공간에 들어가서 살아야 하는데, 이 돈은 집 많은 사람들의 재산 형성에 기여하고, 집 없는 사람들의 작은 재산을 증발시킨다. 전월세 값의 문제는 부동산 수익의 문제나 시장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생사존망의 문제이고 추방과 저항의 문제이다. 시장은 인류를 구원하는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다. 나의 생각이 철거 현장의 충격에 가위눌린 것이라 해도, 나는 나의 거칠고 낙후된 소견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hanitweet /  🏆 12.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아침을 열며]두 눈을 의심케 한 광화문 거리의 인파[아침을 열며]두 눈을 의심케 한 광화문 거리의 인파“하지만 지금 정부와 방역당국이 규제하려는 것은 당신의 신앙과, 당신의 정치적 신념이 아니라, 방역수칙 위반 행동이다. 수만명이 모여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고, 음식을 나눠 먹는 바로 그 행동.”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성한용 칼럼] 김종인은 박근혜를 정리할 수 있을까[성한용 칼럼] 김종인은 박근혜를 정리할 수 있을까-자신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은 목숨을 건 결단이 있어야 가능하다. 극심한 고통을 견뎌야 한다. 김종인 위원장과 미래통합당이 과연 박근혜 전 대통령과 태극기 부대로 상징되는 수구 기득권 세력을 잘라낼 수 있을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아침을 열며]두 눈을 의심케 한 광화문 거리의 인파[아침을 열며]두 눈을 의심케 한 광화문 거리의 인파“하지만 지금 정부와 방역당국이 규제하려는 것은 당신의 신앙과, 당신의 정치적 신념이 아니라, 방역수칙 위반 행동이다. 수만명이 모여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고, 음식을 나눠 먹는 바로 그 행동.”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성한용 칼럼] 김종인은 박근혜를 정리할 수 있을까[성한용 칼럼] 김종인은 박근혜를 정리할 수 있을까-자신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은 목숨을 건 결단이 있어야 가능하다. 극심한 고통을 견뎌야 한다. 김종인 위원장과 미래통합당이 과연 박근혜 전 대통령과 태극기 부대로 상징되는 수구 기득권 세력을 잘라낼 수 있을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13 23: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