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한손엔 드릴 한손엔 가위…은퇴 소방관의 '나눔 인생 2막' | 연합뉴스

[나눔동행] 한손엔 드릴 한손엔 가위…은퇴 소방관의 '나눔 인생 2막'

[김이구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태현 기자="31년 전 나갔던 첫 화재 출동이 아직도 생생해요. 주택에서 불이 났는데 장애가 있는 분이 미처 빠져나오질 못해서 그대로 돌아가셨더라고요. 마음 아픈 기억 탓에 소방 퇴직 후에도 화재 취약계층에 꾸준히 봉사 활동을 하고 있어요."첫 화재 출동에 벌렁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도 잠시, 김이구씨는 출동 대기 중이던 소방 펌프차에 바삐 몸을 실었다.망자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화마에 변을 당한 뒤였다. 그때의 기억을 30여년간 가슴에 품고 살던 김씨는 2018년 8월 명예퇴직 후 이듬해 1월부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약자 등 화재 취약계층의 주거지를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또다시 누군가가 화재 현장에서 무참히 돌아가시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화재 취약계층 같은 경우에는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고 우선 안전한 곳에 몸을 피하는 게 중요해요. 이분들에게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해드리기 위해 제가 이리저리 다니는 이유예요."그는 정라1통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장애인 등 화재 취약계층 28가구에 감지기를 2개씩 설치했다.퇴직한 소방공무원으로 구성한 삼척재향소방동우회 회원 10여명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김씨와 동우회 회원들은 마을에서 자발적인 '화재 예방 캠페인'을 벌이거나, 직접 주민들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진행하는 강사로도 활동할 만큼 봉사에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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