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길어지면서 많은 예비역 군인들도 군대에서 복무하게 됐다. 복무 기간이 늘자 사회 전반에 걸쳐 불만이 커졌다. 병역을 면제받던 초정통파(하레디)까지 징집에 나선 이유도 그런 맥락이다.” 이스라엘의 ‘반점령과 반군사주의’ 활동가이자 이스라엘 군수산업과 무기수입을
“전쟁이 길어지면서 많은 예비역 군인들도 군대에서 복무하게 됐다. 복무 기간이 늘자 사회 전반에 걸쳐 불만이 커졌다. 병역을 면제받던 초정통파까지 징집에 나선 이유도 그런 맥락이다.”
이스라엘의 ‘반점령과 반군사주의’ 활동가이자 이스라엘 군수산업과 무기수입을 감시하는 프로젝트 ‘하무심’의 창립자 중 한 명인 사하르 바르디와 12월 초 두차례에 걸쳐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바르디는 “초정통파의 징집은 1948년 건국 이래 이스라엘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사안”이라며 “지금과 같은 전쟁 시기에는 예비역의 복무 기간 연장과 초정통파 하레디 징집으로 군인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 사회의 기본 틀”이라고 부연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6월 대법원 판결을 통해 초정통파 유대교 하레디 학생들에 대한 징병 의무 면제 혜택을 없앴다. 다른 국민에 대한 차별에 해당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스라엘은 병역 의무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18살 이상 고등학교를 졸업한 남성은 32개월, 여성은 24개월을 복무하게 돼 있다. 단, 이스라엘 시민권자라도 아랍인 등은 예외다. 또한, 정통 유대교 율법에 따라 세속주의를 배격하는 초정통파 하레디 학생들은 입대를 거부할 수 있다. 전통 유대교 율법에 따라 세속주의를 배격하는 초정통파 하레디 학생들은 입대를 거부할 수 있다. 현역을 마친 39살 이하의 남성과 34살 이하의 여성은 제1예비역으로 복무한다. 그리고 44살 이하 남성은 다시 제2예비역으로, 민방위는 최대 51살까지 편제된다. 이스라엘에서 예비군은 2006년 레바논 전쟁을 비롯한 중동 전쟁의 주요 전력이었다.
바르디는 이스라엘이 스스로 지킬 충분한 군사력에도 주변 국가들과 계속 전쟁하는 이유로 널리 퍼져있는 군국주의 역사와 문화를 꼽았다. 그는 “ 가자 전쟁은 이스라엘이 공격에 나서는 근본적 원인이라기보다 촉발 요인에 불과하다”며 “이스라엘이 가자뿐 아니라 레바논, 예멘, 이란 등과 전쟁을 하는 배경에는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점령과 팔레스타인 탄압의 역사가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이스라엘의 군사적 접근이 팔레스타인과 공존을 불가능하게 하고 강력한 이스라엘 군대도 공격받을 수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전쟁을 멈추라는 목소리가 얼마나 될까. 그는 이스라엘 사회는 ‘전쟁 반대’ 목표나 도덕성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는 “ 정량화하기 어렵다”면서 “반전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급진적 좌파로 분류되는 소수다. 경찰이 반전 시위를 가혹하게 탄압하거나 소셜미디어 등에 반전 관련한 의견을 개진하는 이들을 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세계에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목표”라며 “군사적 해결책은 끔찍한 대가를 지불할 뿐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문제를 지연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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