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녀 여성들을 만난 건 제가 갖고 있던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과정이었어요. 내 삶에서 중요한 선택을 하기에 앞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2년 전, 둘째 아이를 안고 있던 언니가 말했다. 30여 년을 한집에서 살았다. 같은 방, 좁은 이부자리에서 부대꼈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언니조차 내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칼럼니스트 최지은씨는 그날 쉽게 잠들지 못했다.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은 특별히 해본 적 없다. 대중문화 기자로 일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 서른다섯에 결혼했다. 두 사람의 삶은 평온했고, 이대로 살기로 했다. 양가의 압력이 심하진 않았다. 간간이 “낳을 거면 서둘러야 한다”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들었을 뿐이다.
언니의 말은 ‘내가 너무 중요한 걸 놓치고 있나’라는 화두를 되묻게 했다. 나같이 사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닌데 그들은 어떨지 궁금했다. 자라온 배경도, 사는 지역도, 하는 일도 다른 무자녀 기혼여성 17명을 만났다. 그들이 내준 삶의 이야기를 담아 책 를 썼다. 6월 17일 서울 마포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최씨는 “세상에는 이런 삶이 있고, 우리는 이 삶이 마음에 든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아이를 낳아야 할까 질문을 던졌을 때 돌아오는 건 ‘고민하는 것 자체가 낳아야 한다는 얘기’라는 반응들이에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와 별도로 일단 아이는 낳고, 나머지 고민은 알아서 잘 해소해보라는 식의 답을 듣게 되죠. 확고한 ‘딩크’도 전혀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흔히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한 사람들이 흔들리지 않으며 산 사람이라고 상상하지만 저도, 제가 만난 분들도 그렇지 않았어요. 아이를 낳는다는 건 많은 변수와 얽혀 있는 문제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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