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장수, 굴에 물을 치지 않고 짠 것 그대로 파는 어매, “언제 볼지 모린 사람인게 더 주제.” 언제 볼지 모르는 사람이니 덜 준다는 말을 들어봤어도, 더 준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이것이 지혜다. 지혜는 육바라밀이고 뭐고, ‘내 것을 덜어내는 데서 온다
’는 것을, 어느덧 보살이 된 할매가 알려준다.갯가에서 돌을 들추면 게가 움츠리고 있다가 얼른 달아난다. 엄지손가락만 한 그것이 독기다. 갯바닥을 이리저리 돌며 한나절, 돌마다 떠들고 다녀야 한 양푼 잡는다. 독기는 국 사발에 담아 날로 팔기도 하고, 간장이나 젓국에 절여 두었다가 장날 내다 판다. 독기는 껍질째 오독오독 씹는 맛이 좋다. 짭짤하니 쉬 변하지 않아 찬 없을 때 좋다. 배받이가 넓적한 것이 암놈이고, 날촘한 것이 수컷이다. 암컷이 더 맛있다.
“대문 없는 집에 살면서 도둑은 딱 한번 들었어. 숭년 들던 해여. 보릿고개를 못 넘고 들왔던 것이제. 곳간에서 보쌀 한 차두를 내 갖고 갔어. 어매라믄 이고 가고 아배라믄 지고 갔것제. 인자 그놈으로 다만 몇끄니라도 안 곯고 묵었겄제. 나놔묵은 폭 됐제.”“그때는 곡식 한알이 참 귀해. 굶기를 먹듯이 해. 그래도 거지가 내 집에 들오면 개다리소반에다 상 차려서 우리 식구 먹는 것 같이 드려. 그때는 거지도 많고 과객도 많이 다녔제. 한번은 국을 낄앴는디 과객이 왔어. 조리고 건더기를 건져서 드렸어. 잘 드리고 자퍼서. 우리 식구들은 멀국만 묵었제.”
“똥장군을 비단 보자기로 덮고 밥상을 꺼적으로 덮는다고 속이 바꽈지겄는가. 아무리 잘 입어도 나는 나고, 아무리 못 입어도 나는 나여. 나는 헌 옷이 편하고 흙 묻은 옷이 편해. 옛말이 있어. ‘헌 옷 입고 일하기 좋고, 새 옷 입고 말하기 좋다’고.”“촌에서는 ‘삼성상회에서 이라고 서운하게 주드라’ 그 한마디 나오믄 아홉시 뉴스맹키로 전 군민이 다 알게 되야 있어. 한주먹이라도 더 가믄 괜찮여도 한주먹이라도 빠지믄 안 되야. 재벌 달고 있으믄 기냥 도라고 허는 사람이 있어, 그라믄 내가 그려. 빠진 것 안 주믄 저승 가서라도 갚아야 헐 것인디, 여그서나 쌀장사 허제 저승 가서 쌀장사 허겄냐 그려.”
“애착하문 괴로와. 밑간 날은 오늘도 밑갔네 허고 탁탁 털어. 한푼 덜 번 것에 매이문 내 맘만 괴로와. 일이 재밌들 안 허고 고통이 돼야. 주머니 속에 돈 안 시고 있으문 웃어져. 알탕갈탕 살 필요가 뭐 있는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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