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대사에 따르면 62년 5월 서독의 M·A·N사(社)가 우리 대사관에 한국인 근로자 500~1000명을 고용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왔고, 63년 5월에는 서독 노동부가 한국인 광부 250명을 고용하겠다고 희망해 와 본국 정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신 대사는 '아이고, 위험한데 빨리 나갑시다'고 했고 나를 안내하는 서독 정부 사람도 '그만 나가자'고 재촉했다. 당시 한·일 수교 문제로 또다시 쫓기다시피 나라를 떠나 ‘2차 외유’(64년 6월 18일~12월 29일) 중에 있었는데 ‘함보른의 눈물바다’ 소식을 듣고 나도 눈시울이 뜨거웠다. - 김종필증언록,박정희,김종필,JP,서독,광부,탄광,고속도로,독일,아우토반
김종필 증언록: 소이부답 관심 조국 근대화의 도정에 공백이란 있을 수 없었다. 앞에 있을 때는 미지의 세상을 열어 나갔고, 뒤에 물러났을 땐 방치된 문제를 풀어 나갔다. 5·16 혁명 2, 3년 뒤에 있었던 나의 이른바 1, 2차 외유는 정치의 시각에서 보면 권력의 자리에서 내려온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에 일선을 떠난 아쉬움이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섭섭함 같은 것은 없었다. 나는 여전히 할 일이 있었다. 나라의 빈곤을 물리치고 국민에게 항산의 기회를 제공할 숱한 일이 곳곳에서 보였다. 1차 외유 때 나는 주로 유럽을 돌아다녔다.
1963년 7월 초순 서독에 갔더니 신응균 대사가 흥미로운 말을 했다. 그는 “서독은 전후 복구와 경제개발정책 추진으로 완전고용 상태에 도달해 부족한 노동력을 아프리카, 동남아로부터 충당해 오고 있다. 57년부터 일본에서 매년 400명을 유입해 왔으나 올해 말이면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고 전했다. 신 대사에 따르면 62년 5월 서독의 M·A·N사가 우리 대사관에 한국인 근로자 500~1000명을 고용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왔고, 63년 5월에는 서독 노동부가 한국인 광부 250명을 고용하겠다고 희망해 와 본국 정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까지 정부로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다는 것이다. 혁명정부는 당시 경제개발 5개년계획 2년째를 맞아 외국 자본과 기술 도입이 절실했다. 노는 인력의 해외 송출도 시급한 때였다. 나는 “그게 무슨 소리냐. 이런 좋은 기회가 왔는데 본국에서 느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말이냐”며 혀를 찼다. 나는 우선 “광부들이 오면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신 대사에게 부탁했다. 이튿날 신 대사와 루르 지방에 있는 함보른 탄광으로 갔다. 서독 정부에서도 사람이 나왔다. 지하로 수직 1000m, 수평 700m를 들어가니 탄광의 막장이 나왔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손호철 칼럼] ‘수박’의 정치학“너 수박이지?” 박정희와 김대중이 맞붙은 1971년 대선 때 대학생들은 군사정권의 부정선거를 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파리에 모인 재계 총수들 …'엑스포는 부산' 한목소리 - 매일경제엑스포 개최지 선정최태원·정의선·박정원 등심포지엄 열고 표심 공략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韓, 지구촌에 영감주는 나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양평고속道 국토위 쟁점 부상…원희룡 “팩트 나오면 책임진다”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전문 지식도 없이 일타강사 왜 했냐' 질타받은 원희룡[국감-국토위] 고속도로 '대안 노선' 비용-편익 분석결과 두고 설전, 원희룡 "전문가에 물어보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DJ-오부치 선언’ 25주년…日 언론 “韓 새 선언 기대하나 日은 관망” - 매일경제itemprop=description content=‘한일협력 초석’…DJ-오부치 선언 25년 日 사죄·미래협력 담은 한일관계 길잡이 韓, 새로운 파트너십 여는 신선언 기대 日, 반성·사죄 반복 요구에 부정적 여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野 '경제성 평가 못 믿어' vs 與 '부동산 통계 조작'[앵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야당 의원들은 경제성 평가 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