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이후 24일 만에 희생자 유가족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렸다. 📝 김동인 주하은 기자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단상 앞으로 굳은 표정을 한 유가족들이 줄지어 입장했다.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참사로 희생된 가족의 사진을 들고나온 유가족도 다수였다. 애써 덤덤하려 노력한 얼굴은 마이크를 손에 쥘 때부터 무너졌다. 한 사람 한 사람, 자식들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순간, 목소리는 떨리고 공기는 무거워졌다. 11월22일 오전 11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사 이후 24일 만에 처음으로 희생자 유가족들이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렸다. 정치권과 언론, 시민사회 모두 숨죽이며 유가족들의 말을 경청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직후, 한국 사회는 한 가지 조심스러운 합의를 지키려 노력했다. 그 누구도 유가족의 슬픔을 섣불리 헤집지 말자는 원칙이다. 언론은 재난보도 준칙을 지키려 했고, 시민들은 줄 지어 애도했다. 애도의 또 다른 의미는 기다림이다.
여기에는 유가족들이 주요 책임자로 지목하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총경 등이 포함되어 있으나, 아직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같은 윗선에 대한 소환조사로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 특히 참사 당시 경찰기동대 요청이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이임재 전 서장과 김광호 청장 간의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 서장은 서울청에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고 주장하고, 김 청장은 경찰기동대를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로선 유가족이 묻는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주체는 경찰 특수본뿐이다. 그러나 수사가 미진할수록, 경찰의 ‘자기 식구 수사’에 대한 불신이 쌓여갈수록 유족이 원하는 ‘철저한 진상규명’은 공염불이 된다. 특검에 대한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는 정부의 사과를 받아야 하는데 아들의 장례식이 비엔나에서 28일날 있어서 저는 가야만 합니다. 저는 비엔나에 가서 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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