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정 재미 독립 언론인‘고통 구경하는 사회’ 펴내아시아 증오범죄·홍콩 시위 등 경계 넘나들며 뉴스·다큐 제작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 앞에 떼 지어 몰려가는 일은 늘 버성겼다.”광주 문화방송 보도국에서 10년 간 사회부 기자로 일한 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저널리즘 석사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미국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다양한 언론사와 협력해 취재와 집필을 하고 있다. 그는 “뉴스 취재를 위해 질문을 던지고 결과물을 방송으로 내보낸 뒤, 퇴근길 차 안에서 축 늘어져 있으면 잔여물처럼 남아있던 질문”들을 간추린 뒤 답하고 있다.그는 ‘타인의 고통’을 질문의 첫머리에 놓았다. 그는 “꽁무니를 쫓고, 진상을 파헤치는 일이 타인의 고통과 자주 뒤얽히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뉴스 현장으로 달려가 얼룩진 핏자국, 구겨진 유서, 타오르는 불길 등 ‘고통의 흔적’을 담으면서도 “잘 본 뒤에, 잘 보여주면 된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점차 “고통의 장면을 찍고 편집해 송출해 보았자, 고통은 자주, 줄줄 새어 나간다”는 아쉬움도 커졌다.
그는 “고통을 스펙터클하게 보여주고 싶은 욕망은 뉴스 산업 전반에 지하수처럼 깔려 있다”고 비판한다. 4·16 세월호 참사 때 그는 당시 기자들이 유족의 눈물을 반복적으로 미디어에 노출한 뒤 ‘기레기’라는 비난을 받았던 것도 회고한다.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 등 타인의 고통은 연민과 대상화를 넘어 더 많은 ‘구독’과 ‘좋아요’를 위해 경쟁하는 ‘고자극 콘텐츠’가 되었다. 그는 “고통을 보는 일은 전 국민을 트라우마에 빠지게 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미국에서 이방인의 눈으로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취재할 때도 ‘직업의 땔감’으로서 고통이 보였다. 2021년 초 미국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일어났을 때, 오클랜드 차이나타운을 취재했던 그는 사건 행적이 담긴 영상을 찾아 내 방송했다. 그는 “동양인 기자로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과정에 참여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약 거리를 취재했던 그는 “저널리즘의 관점은 이것이라고 자신 있게 좌표를 찍기가 어려워”, 최종 제작을 포기했던 기억도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런 지적이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을 거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저자는 오히려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타인을 생각하는 시도를 멈추면 말하기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때론 죄책감이라는 통증을 넘어야 타인의 고통에 다가가는 길이 열린다”는 생각 때문이다.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더 필요한 건, 다름과 접속하는 공감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아닐까? 되도록 더 천천히, 더 담담한 뉴스를 만드는 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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