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상에서도 쓰레기라며 버리던 카메라인데, 지금은 팔고 싶어도 물건이 없어요.” 지난 7일 둘러본 세운 상가 카메라 가게 매대 앞쪽을 차지한 건 ‘똑딱이 카메라’(저화질 디지털 카메라)와 ‘필름 카메라’였다. 상인 김아무개(68)씨는 “하루에 빈티지 카메라를 찾는 사
현상소를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황옥규씨가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 황씨는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다. 디지털이라면 이런 우연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옥규 제공지난 7일 둘러본 세운 상가 카메라 가게 매대 앞쪽을 차지한 건 ‘똑딱이 카메라’와 ‘필름 카메라’였다. 상인 김아무개씨는 “하루에 빈티지 카메라를 찾는 사람만 20∼30명”이라며 “예전엔 1만원, 5천원밖에 안 하더니 유행 초창기인 지난해만 해도 3만∼5만원이나 됐다. 지금은 8만∼10만원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카메라와 사진 관련 상점이 밀집한 서울 지역 주요 상가 똑딱이·필름 카메라 등 저화질 카메라로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젊은층 사이에 저화질 사진·영상 열풍이 이는 영향이다. 2주 전 세운상가에 새로 가게를 열었다는 40대 중반 남승민씨는 “이전엔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 드신 분만 저화질 카메라를 찾았고, 세운상가는 ‘죽은 상가’였는데 젊은층이 오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일본,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에서도 저화질 인기가 커서, 개업 뒤 찾아온 외국인만 스무명 가깝다”고 말했다.저화질 카메라가 젊은층을 사로잡은 배경은 우선 ‘자연스러움’이다. 사진·영상 기능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원하는 장면을 선명하게 찍는 것보다 실수를 포함한 촬영 과정, 현장의 분위기를 담아내는 게 한층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옛 카메라가 유행을 타며 필름 현상소도 덩달아 늘어나는 분위기다. 충무로 필름 골목에는 젊은층을 공략한 듯 최신 인테리어로 꾸며진 현상소가 새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충무로에서 카메라 가게를 운영하는 ㄴ씨는 “15년 전부터 필름 현상소가 줄어 5년 전만 해도 4∼5곳만 남았다. 최근 필름 카메라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서울 전체적으로 현상소 20∼30곳이 새로 생겼다”고 말했다.활력을 되찾은 상가와 소비자 모두 저화질 열풍을 환영하지만, ‘비싼 취미’가 되어간다는 점이 한계로 짚힌다. 필름과 카메라는 공급을 멈춘데 반해 수요는 쏠리는 탓이다. 정원식 전남대 교수는 “잠깐 유행일 수 있어 필름 공장을 확장하거나, 기업이 아날로그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의 편리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복고적인 감성을 충족시키는 쪽으로 타협점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집값 자극할라, 인하폭은 크지 않을듯”“가계부채 하향안정화 기조 확고히 유지할 것” 전문가 “금리인하 변동 폭 크지 않을 수 있어”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청년이 희망이다] 도시 청년이 산을 바꿨다…서울 출신 '산농사꾼'[※편집자 주=지방에 터를 잡고 소중한 꿈을 일구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젊음과 패기, 열정으로 도전에 나서는 젊은이들입니다. 자신들의 고향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진성준 '주식에 5억 현금 투자, 국민 몇%나 될까...금투세 예정대로 시행해야''정부, 주식시장 주저앉을 때 대비해 핑곗거리 찾는 거 아닌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은행권 퇴직연금 'AI운용' 경쟁 불붙었다11월부터 로보어드바이저로일임형 자산운용 가능해져수익성 찾는 3040세대 노려운용사 제휴로 서비스 강화신한, 쿼터백운용 등 손잡아국민, 미래에셋 파트너 선정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벗길 때마다 그냥 버리고 싶은 충동”…이런 고민 없앴더니 해외서도 ‘러브콜’동일화학공업 고투명 필름 병 세척할때 저절로 분리돼 환경 오염·품질 저하 해결 토레타·요플레 제품라벨 적용 유럽 수출도…시장 선점 나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지분가치 희석 우려 잠재워' SK이노 주가 추가상승 기대합병설 나온 한달새 10% 올라주식매수청구 많지 않을 듯SK온 기업공개 작업도 속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