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 선생이 읽을 책들은 과연?
그림 김태권 편 선생을 아시는지? 1980~90년대에 나온 이른바 ‘사회과학 서적’ 가운데 적지 않은 책이 ‘편집부 지음’ 또는 ‘편집부 옮김’으로 출판됐다. 많은 사람이 짐작했다. 지은이나 옮긴이의 이름을 숨겨, 공안당국에 잡혀가지 않게 하려는 출판사의 배려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 짐작이 사실이 아니라면? 진짜 이름이 ‘편집부’라는 전설의 작가가 있어, 이 모든 책을 몸소 냈다면? 성은 편, 이름은 집부. 나는 편 선생을 생각한다. 한때 그는 세상 모든 문제에 대해 자신 있게 풀이를 내놨더랬다. ‘이론’의 힘이었다. 지금 세상은 책으로 못 헤아릴 요지경이다. 그래도 편 선생은 포기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 또 읽는다. 여기는 편 선생의 좁은 방. 벽마다 책이 겹겹 꽂혔고, 바닥에 책 상자가 층층 쌓였다. 좁은 책상 위 번역할 때 쓰는 낡은 노트북 한대가 놓였고, 여러권의 책이 펼쳐져 있다. 한가위 긴긴 연휴에 편 선생이 읽을 책은 무얼까? 제3제국사 윌리엄 L.
“요즘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소설은 독자를 계몽하겠답시고 가르치려 드는 소설이 아닐까? 글에 메시지를 넣는 것은 좋지만, 메시지만을 위한 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독자는 바보가 아니다. 글에서 계몽 의지가 엿보이는 순간 지체 없이 분노한다.” 편 선생은 이 구절에 모나미153 볼펜으로 밑줄을 쳐두었다. 편 선생도 이제는 안다. 이야기는 이념을 실어 나르는 도구가 아니다. 그 자체로 즐거운 거다. 읽는 일도 즐겁지만 쓰는 일도 즐겁다. “이 책 한 권으로 초단편 작가가 될 순 없겠지만, 초단편 쓰기라는 취미를 얻을 순 있다고 믿는다.” 김동식 작가는 초단편 쓰기가 좋은 취미라 했다. 편 선생도 취미로 초단편 소설을 쓰려는 걸까? 애서가로 자처하는 우리도, 한가위 동안 꼭 벽돌책을 읽으려고 씨름할 필요는 없다. 긴 연휴 동안 두꺼운 책을 읽는 대신 짧은 이야기 한편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움베르토 에코의 말처럼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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