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무슨 카르보나라냐” “캔을 열 때마다 로마인이 죽어간다” 미국 최대 식품기업 하인츠가 통조림 카르보나라를 출시한다는 소식에 파스타 종주국 이탈리아에서 분노에 찬 반...
미국 최대 식품기업 하인츠가 통조림 카르보나라를 출시한다는 소식에 파스타 종주국 이탈리아에서 분노에 찬 반응이 1일 엑스 등지에서 이어지고 있다.공개된 하인츠 통조림은 노란색 바탕의 캔에 ‘스파게티 카르보나라, 판체타를 곁들인 크림소스 파스타’라고 적힌 분홍색 라벨을 부착한 모습이었다. 하인츠는 가볍게 한 끼 식사를 즐기는 젊은 Z세대를 겨냥한 제품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전통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이탈리아에서는 불쾌감을 표현이 잇따랐다고 이탈리아 매체 스카이TG24,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은 전했다. 다니엘라 산탄케 이탈리아 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엑스에 통조림 카르보나라 출시 기사를 캡처한 뒤 “이탈리아인들은 음식에 진지하다”면서 1954년 개봉작 ‘로마의 미국인’에서 배우 알베르토 소르디의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해 통조림 카르보나라는 “쥐나 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로마의 피페로 레스토랑의 유명 셰프 알레산드로 피페로는 더타임스의 인터뷰에서 하인츠 카르보나라를 “고양이 사료”에 비유하며 반감을 드러냈다. 이탈리아의 유명 셰프 잔프란코 비사니는 아든크로노스 통신에 “이런 제품이 이탈리아 문화와 요리를 파괴한다. 통조림 카르보나라는 수치스러운 제품”이라고 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도 인간의 게으름을 한 축으로 삼아 추수감사절 음식도 간편식으로 만들어먹는 미래를 만평으로 그려 비꼬았다.
카르보나라는 이탈리아가 매년 4월 6일을 카르보나라의 날로 지정할 정도로 대표적인 요리 중 하나로 대접받는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가 카르보나라의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돼지 볼살로 만든 숙성고기 구안찰레와 계란 노른자, 페코리노, 후추로만 만들어 먹는 게 정통 레시피다. 생크림과 우유를 넣고 파마산 치즈를 쓰는 ‘한국식’ 카르보나라와는 맛이 전혀 다르다. 공개된 하인츠 통조림의 재료는 판체타, 옥수수가루, 탈지분유가루, 치즈가루, 설탕, 마늘향, 양파 추출물, 말린 파슬리 등이었다. 한 이탈리아인은 “계란이 안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카르보나라라고 할 수 있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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