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조롱 가득한 평양 2인자의 ‘미운 입’
김정은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시도때도 없이 내놓는 비난 담화는 북한의 속내를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텍스트다. 다만 김 부부장의 담화는 대개 비웃음과 원색적 욕설로 뒤덮여 있다. 마침 읽는 사람에게 ‘어떤 말이 불쾌하게 들릴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준비했다’는 식이다. 메시지는 분명하지만 대외적인 북한의 국격을 깎아먹는 주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에는 무인기가 서울 상공에서 윤석열 대통령 비난 담화를 살포하는 상황을 가정한 담화를 내놨다. 그러면서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더러운 서울의 들개 무리들이 어떻게 게거품을 물고 짖어대는지 딱 한 번은 보고 싶다. 세상도 궁금해 할 것”이라고 했다.그는 지난달 18일에는 담화를 통해 한국군 합동참모본부가 촬영한 북측의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도로 폭파 사진을 북한 관영매체가 무단도용했음을 결과적으로 시인하기도 했다. 그는 담화에서 “미국 NBC 방송, 폭스뉴스, 영국 로이터통신 같은 세계 각 언론이 보도한 동영상 중 한 장면을 사진으로 썼다”며 “여기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해당 외신들이 합참으로부터 제공받은 사진·영상을 쓴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적반하장 격으로 난리를 친 것이다.
북한의 사진 무단사용 가능성을 언급해 김 부부장의 비난 담화 대상이 됐던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기자들에게 “김여정이 사소한 것까지 나서는 것을 보면 북한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이는 북한 체제의 경직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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