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없다’던 장모의 실형 선고에 말 없는 윤석열 대통령, 정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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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349억 원의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대선 후보 시절 ‘장모는 남들에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고 공언했던 윤 대통령은 정작 아무 말이 없다. 용산 대통령실도 아무 반응이 없다. 벌써 닷새째다. 대통령실이 몇 달 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판결이 나오자, 김건희 여사에게 유리한 대목만 선택적으로 발췌해 적극적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던 모습과 대조적이다.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가족이 얽힌 사건들에 관해 공개석상에서 언급했던 사안들의 사법적 판단이 대통령 취임 이후에 나왔다는 건 매우 중대한 일이다. 더구나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했던 말과 배치되는 사법 판단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후보 때 있었던 1심과 마찬가지로 취임 후 선고가 이뤄진 항소심에서도 윤 대통령의 장모 최 씨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른 사건으로 보석 상태였던 점을 고려해 1심 때 법정구속이 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법정에서 곧바로 구속됐다. 대통령 재임 기간에 배우자의 부모가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일은 처음이다. 수원지법 제2행정부는 지난 2월 최 씨가 도촌동 땅과 관련해 부과된 과징금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당시 판결의 쟁점은 도촌동 땅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것이었는데, 재판부는 최 씨의 실소유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고, 이에 따라 최 씨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정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해 도촌동 부동산을 명의신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재판은 김 여사의 사업 파트너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혐의만 다뤘다. 당연히 김 여사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 나올 수 없지만, 대통령실은 사실상 김 여사가 ‘무죄’라는 수준의 변론을 내놓는 특이한 광경을 선보였다.“단 5일간 매도하고, 3일간 매수한 것이 전부다. 아무리 부풀려도 ‘3일 매수’를 주가조작 관여로 볼 수 없을 것이다.”대통령실은 이와 같이 김 여사의 무고함을 단정하는 데에 대부분을 할애했다.그렇다면 해당 판결로 김 여사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주가조작에 이용된 횟수나 규모를 감안한다면 김 여사가 수사를 받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심지어 윤 대통령이 검찰에 몸담았던 시절,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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