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認定)’에 대한 새로운 해석 [2021 행복한 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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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認定)’에 대한 새로운 해석 [2021 행복한 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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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타인에게 의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의존’이란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 주하은 기자가 추천하는 책ㅣ〈인정〉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즉, 인간은 타인에게 의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의존’이란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사회적인 동물로서 인간은 타인의 지지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철학자들은 이 심리적·존재론적 의존성을 가리켜 ‘인정’이라고 표현한다. 인정에 대한 해석은 문화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일례로, 2000년대를 풍미했던 자기계발서들은 남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인간이 되기를 추동했다. 남들만큼, 또는 남들보다 더 나은 존재로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2000년대를 휘감았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 인정이 가지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SNS를 중심으로 퍼져가는 ‘힐링’ 문구는 주로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지 말 것’을 권한다. 그것이 자신의 마음을 갉아먹고, 진정한 자신을 잃게 만들 것이라 우려하기 때문이다. 유럽 사상사에서도 ‘인정’은 서로 다른 맥락으로 해석돼왔다.

반대로 프랑스에서 ‘인정’은 자아 상실의 위험으로 해석됐다. 절대왕정의 힘이 강했던 프랑스에선 더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동료 부르주아 및 귀족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중요했다. 이것이 극단화되면, 거짓으로 포장된 자신의 이미지에 자신마저 속게 된다. 따라서 프랑스의 사상가들은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진정한 자아’를 찾을 것을 권고했다. 독일에서 인정은 인간이 이성적·자율적 존재자가 되는 조건으로 제시된다. 제후국과 자유도시로 분열돼 있던 독일에서 화두는 정치적 세력으로서 시민계급의 이성과 자율성을 증명하는 일이었다. 독일 사상가들은 인간이 상대를 인정하기 위해 자신의 자의적인 욕구를 제한한다고 보았다. 이는 ‘자신이 세운 규율에 따라 자신을 통제하는 능력’, 즉 자율성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더욱이 인정은 상호적으로 이뤄지기에, 인정은 이성적·자율적 존재로서 인간의 평등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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