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서 중심으로.’ 25일(현지시각) 파리 중심가 ‘메종 드 라 시미’에 문을 연 코리아 하우스 개관식을 지켜보면서 든 느낌이다. 두 개 건물의 고풍스러운 외관도 차분하지만, 내부의 전시공간은 한국이 자랑할 수 있는 문화 소품들도 꽉 찼다. 1층에 마련된 전통, 현
25일 파리 중심가 ‘메종 드 라 시미’에 문을 연 코리아 하우스 개관식을 지켜보면서 든 느낌이다. 두 개 건물의 고풍스러운 외관도 차분하지만, 내부의 전시공간은 한국이 자랑할 수 있는 문화 소품들도 꽉 찼다.
1층에 마련된 전통, 현재, 미래의 공간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고인이 된 누비옷 장인의 마지막 유작인 여성 장옷. 속에 솜을 넣거나, 촉감을 위한 실용성을 위해 누빔 기술이 출발했겠지만, 수만번이 넘는 바늘 한땀 한땀의 정교함과 간격의 정확성이 이뤄낸 총체는 심미적, 예술적 충격을 준다. 바로 옆에는 100여개의 실패에서 풀어낸 실을 베틀을 연상시키는 나무 구조물에 연결하고, 스피커의 음향과 조명에 따라 실이 진동하도록 설계한 설치작품이 신비감을 준다.김민경 큐레이터는 “전남 나주에서 공수해온 개다리소반도 소박미가 넘치고,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한 궁중 예복, 조선 시대 여성의 비녀와 화장품, 궁중 연회 때 나무에 장식한 밀랍 조화 등도 파리 사람들에게 한국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를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도자재단 등이 참여한 3층 전시관에는 청화문 백자의 봉황이 항아리 표면에서 탈출해 비상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 등 다양한 자기류가 놓여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파리올림픽의 지향과 일치하듯, 불에 닿은 이후 흙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도자기 파편을 분쇄해 재활용한 작품도 배치했다.코리아 하우스 1층 전시관에 전시된 설치작품. 실패에서 푼 실이 베틀을 연상시키는 나무판에 연결됐고, 스피커에 나오는 고요한 음악의 진동에 반응하도록 제작돼 있다. 김창금 기자 10여개 민간기업, 공공기관 등이 후원한 코리아 하우스의 1층에는 K팝과 드라마, 영화, 음식 콘텐츠를 갖고 있는 씨제이의 홍보관과 카스맥주, 하이브의 공간도 있다. 포토이즘은 관람객들이 한국 올림픽 선수 이미지 옆에서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즉석 촬영실을 설치했다.코리아하우스는 2004 아테네올림픽 때 처음 등장했다. 주로 메달리스트의 인터뷰나 체육인들의 교류 장소로 활용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과 질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 한국이 보여줄 것이 많이 생겼다라는 측면도 있고, 체육계도 올림픽이 단순히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지구촌 문화 축제의 마당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게 된 것 같다.한국 스포츠는 1960년대에도 국외 여행 경비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 해방 이후 몇 년간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입상한 영웅들은 현지 교민들의 경비 지원과 김치 등 음식 제공에 힘입어 정상에 올랐고, 1954년 축구대표팀은 미군 군용기를 타고 월드컵에 출전했다.
시대가 달라져서 한국 올림픽 선수들은 파리 외곽에 마련된 진촌선수촌의 축소판 ‘팀 코리아 플랫폼’에서 적응 훈련을 했고, 코리아 하우스는 파리의 중심부에서 대회 기간 한국을 알리는 근거지 구실을 한다.한국 스포츠는 그동안 받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 세계를 향해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코리아 하우스가 더 의미있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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