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 무어 나체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서브스턴스'는 끔찍한 장면과 심오한 질문으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예술영화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다.
미지의 ‘물질’ 주입하자 욕망하던 육체로 재탄생 7일 간격으로 기묘한 동거 피 흥건한 보디호러 영화 예술영화 로 관객 20만 유력 흥행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보디 호러물이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 서브스턴스 ’다. 작년 제77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자 데미 무어 의 나체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인데, 이 영화는 끔찍한 장면이 후반부에 가득해 많은 관객을 모으긴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1일 기준 관객 16만명을 모으며, 이대로라면 관객 수 20만명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작년 작은 돌풍을 일으킨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이어 20만명의 고지를 넘는 예술영화 로 남을 가능성도 커졌다. 주인공은 엘리자베스 스파클( 데미 무어 )이다. 그는 한때 찬란한 레드카펫의 주인공이었지만, 나이가 들어 어느덧 ‘퇴물’ 취급을 받는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며 에어로빅 프로그램 MC로 출연하지만, 실은 언제 퇴출당할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밤낮없이 고민한다.
축 늘어진 엉덩이, 얼굴에 자글거리는 주름살, 의욕과 달리 자꾸 사라지는 자신감은 거울 앞의 스파클을 자기 혐오로 이끈다. 어느 날, 스파클은 한 번의 주입만으로 ‘젊고, 예쁘고, 늘씬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약물을 소개받는다. 조건은 단 하나, ‘새로운 나와 삶을 일주일씩 나눠 갖는다’는 점이었다. 에어로빅 MC 자리에서 잘린 그는 자포자기하는 심정 끝에 직접 주사기로 약물을 혈관에 주입한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그 결과, 스파클과 같은 자아이지만 육체는 다른, 아름다운 몸의 새로운 자아(이름은 ‘수’·마거릿 퀄리)가 스파클 내부에서 잉태됐다(그 과정이 대단히 그로테스크하다). 둘은 주어진 7일을 공유한다. 스파클이 깨어나면 수가 잠들고, 수가 활동하면 스파클은 눈을 감는 식이었다. 그러나 젊고 어린 수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늙고 낡은 스파클을 혐오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수는, 스파클이 놓치지 않으려 애썼던 에어로빅 프로그램의 MC직으로 발탁돼 세계적인 ‘섹시 아이콘’이 된다. 둘은 과연 화해할 수 있을까. 영화는 피가 흥건하고 뼈가 부러지는 끔찍한 장면으로 채워진다. 하지만 이 영화의 팬들은 알고 있다. 수가 스파클을 공격할 때, 그것은 눈부신 욕망의 자아가 낡고 병든 육체를 거부하는 자기 혐오임을. 이런 혐오는 인간 누구에게나 내재해 있다. 혐오는 폭력을 낳고 그 폭력은 타자를 향하지만 결국 그 폭력의 대상이 자기 자신이라는 역설은 이 영화의 심오한 질문을 형성한다. 젊고 어리고 예쁜 육체를 선망하는 미디어 전체를 비판하면서, 한 명의 스타에게 열광하는 사회 시스템을 맹렬하게 조롱한다는 점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후반부에 낭자한 피는 수의 외모를 감상했던 객석 전체에 뿌려지는 것일 수도 있다. 프로그램 제작사의 대표가 먹는 새우 접시, 스파클의 별 모양 동판에 뿌려지는 케첩 등 영화적 상징도 곳곳에 포진해 시네필의 분석욕을 자극한다. 단, 혹여 관람을 원한다면 영화가 끝난 뒤 며칠간은 피의 잔상이 눈앞에 어른거리고, 코끝에서 피 냄새가 진동한다는 점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가족과의 동행도 금물이다. 19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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