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걸으며 생각하며 ㉑ 나라현 호류지 백제관음을 통해 본 고대 동아시아 문물 교류
유리관에 넣어 전시되고 있는 호류지 백제관음상. 프랑스의 세계적인 소설가 앙드레 말로가 “만약 일본열도가 침몰해서 단 하나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겠는가”라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백제관음”이라고 답하면서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에 존재가 널리 알려졌다. ‘구다라간논’ 즉 백제관음은 7세기 일본에 불교문화가 꽃핀 아스카시대의 목조 불상이다. 이름에 ‘백제’가 들어가 있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알려져 있다. 백제관음은 역사성과 예술성에서 세계 어디에서도 비슷한 것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걸작이다. 1997년 일본과 프랑스가 자국의 대표적인 국보 1점만을 교환 전시하는 이벤트를 할 때 선택돼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된 일은 세계 미술사에서 이 조각상이 차지하는 존재감을 잘 말해준다. 일본에서 백제관음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나라현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 호류지 절이다.
그럼에도 일부 한국인은 왜 일본이 더욱 명시적으로 ‘출처’를 밝히지 않는지 따진다. 백제관음은 백제가 한창 일본에 불교문화를 전수할 때의 것으로 모두가 인정한다. 양식과 기법 면에서 직접 전수자인 ‘백제인’이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조각의 재질인 녹나무는 한반도에서는 드물지만 일본에서는 흔한 나무여서 제작 장소는 ‘일본’일 가능성이 크다. 백제관음이 백제에서 만들어져 일본에 증정된 것인지, 일본에 파견된 백제장인 또는 그 후계자가 일본에서 만든 것인지는 직접적인 기록이나 고고학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일본은 백제관음상 옆에 ‘백제관음연표’를 만들어 걸어두고 있다. 현존하는 기록으로는 “허공상보살이라고 한다. 백제에서 온 천축의 불상이다”라고 한 1698년의 기록이 가장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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