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고 싶었다”는 여자들이 있다. 주먹을 휘두르고 킥을 날리며 힘과 기술을 겨루는, 종합격투...
“싸우고 싶었다”는 여자들이 있다. 주먹을 휘두르고 킥을 날리며 힘과 기술을 겨루는, 종합격투기 선수들이다. 싸우기 위해 몸을 단련하는 김영지, 허주경 선수를 지난달 3일 강원 원주시 단구동 제이킥짐에서 만났다.
김 선수가 차분하게 말했다. 긴장감이 맴도는 경기를 이야기 하면서도 지나치게 흥분하는 법이 없었다. 혹독한 훈련을 견디고 묵묵히 경기에 임해 온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했다.김 선수가 처음부터 격투기를 배운 건 아니다. 시작은 유도였다. “중학교 때 덩치가 큰 유도부 언니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 따라 배웠다. 시합에도 나섰지만 유도는 어렸을 때부터 시작한 선수들이 많아 직업으로 고려하지는 않았다. 경호쪽 일을 하려고 했는데, 대학 근처에 있던 격투기 체육관을 찾았다가 푹 빠졌고 아예 선수로 뛰기로 결심했다. 프로데뷔를 앞둔 허 선수는 왼발 ‘미들킥’이 싸움의 주무기다. 상대방의 옆구리를 정강이로 가격하는 기술로, 정확도와 순발력이 뛰어나다. 이번엔 옆에 있던 김 선수가 “허 선수의 미들킥은 남자 선수들도 맞으면 쓰러질 거예요”라고 치켜세웠다.격투기를 하겠다는 굳은 의지와 달리 현실은 여성 선수들에게 녹록지 않다. 당장 체급이 맞는 상대를 찾는 게 넘어야 할 커다란 산이다. 여성 체급은 보통 아톰급, 스트로급, 플라이급, 밴텀급, 페더급, 무제한급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런 편견은 김 선수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는 “‘여자’를 운운하면서 적당히 취미로만 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제가 남자였어도 같은 말을 했을까, 싶었다”고 했다. 6살 터울인 오빠의 반대가 심해 프로데뷔 전까지 운동하는 걸 숨겼다. 격투기를 본격 시작하고 1년 동안 “스트레스로 머리에 500원 동전 크기 만한 ‘땜방’이 생길 정도”로 힘들었다. 데뷔 초기 김 선수는 머리를 짧게 잘랐다. 짧은 머리스타일에 근육질의 몸매를 보고 오해도 많이 받았다. “가장 황당한건 ‘사람 때려봤냐’는 말이었다”고 했다.여성 격투기 선수 중에도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대중적 인지도는 아직 낮다. 김 선수는 “외모적인 부분만 부각돼 ‘스타 플레이어’로 소비되는 부분은 안타까운 지점”이라며 “격투기 실력, 그 자체로 대중에 많이 노출되고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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