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저항을 타전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저항하는 민중이 된, 세계 언론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자유언론실천선언’, 그날로부터 50년이 흘렀다. 넘어진 땅을 짚고 스스로 일어나야 하니, 투쟁은 먼저 자기와의 투쟁이고, 자유언론은 ‘자신의 실천 과제일 뿐’이다
. 자유언론이 언론자유의 뿌리임을 이 선언은 선언하고 있다.1979년 10·26,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향해 총을 쏘았다”는 그날이다. 이튿날 아침 영등포교도소. 세상과 단절된 이곳에 ‘오~노!’,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이 머리에 총을 맞자 아내 재클린 케네디가 지른 비명에 실려, 유신의 종말은 전달됐다.
1971년 대학생들이 동아일보 앞에서 시위를 했다. ‘동아야, 너도 알맹이는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았구나’라면서 ‘벙어리 언론’이라고 조롱했다. 기자들은 창 너머로 내다보았다. 그해 4월 1차 ‘언론자유 수호선언’이 나온다. 이듬해 10월이 영구집권이 가능해진 유신이다. 계엄령을 선포하고, 모든 언론에 재갈을 물렸다. 그 엄혹한 와중에 73년에 2차 선언, 3차 선언을 하면서 불씨를 지펴간다.“마침내 일이 터집니다. 74년 10월23일, 서울농대 학생들이 수원 시내까지 진출해 시위를 벌였어요. 그것을 1단으로 보도했지요. 그때는 황새 다리가 부러진 것은 신문에 나도 시위 학생 다리가 부러진 것은 절대 못 나갈 때요. 송건호 국장이 연행되고 기자들은 철야농성을 하고…”
그해 12월 광고 탄압이 시작되고 국민들이 백지 광고로 응전했음은 주지하는 바다. ‘수많은 한국인들이 신문을 펼쳐 들고 첫번째로 읽는 정치적 개인 칼럼’이라고 영국 ‘가디언’은 논평했다. 이듬해 전격 해고가 시작되고, 항의하는 사람들이 또 해고되고, 날마다 해고되던 3월17일 새벽, 술 취한 폭도들에게 농성사원들이 밖으로 쫓겨나던 날, 동아투위가 결성된다. 위원장 권영자, 총무 박종만. “1978년 동아투위는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민주화운동 뉴스를 ‘동아투위 소식’에 싣기로 했어요. 역사의 기록을 남긴다는 심정으로, ‘거리의 언론인’에게도 책무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실천선언 4주년이던 그해 명동 ‘한일관’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갖고 소식지를 배포했지요.”
김지하가 시 ‘1974년1월’에서 ‘죽음’이라고 표현했던 그해, ‘언젠가는 터져 나올 그 함성’들이 마침내 터져 나오기 시작했으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자유언론실천선언, 그 긴 이름들이 그해 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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