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K)팝 ‘덕질’이 북극 빙하를 녹이고 한반도 폭염 같은 이상기후를 불러올 거라곤 미처 생각지 못했다.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을 향한 플라스틱 앨범 사재기, 24시간 음원 무한 반복, 국외·지방 공연 ‘직관’(현장 관람) 같은 무의식적인 덕질(1년 활동 탄소 배출량
국외에서 열린 한 케이팝 콘서트에 수만 관중이 열광하고 있다. 관객 1만명 이상 대형 공연 한 차례당 운송, 전력 사용, 쓰레기 발생 등으로 약 100만톤의 탄소가 배출된다. 한겨레 자료사진
보통 학생 때 앨범 한장을 사는 것부터 덕질이 시작된다. 기획사 상술이 교묘해져 멤버 수만큼 앨범 포토카드 종류가 많아지면서 덕질도 더 본격화된다. ‘최애’의 포토카드를 갖기 위해 최소 10장 이상의 앨범을 사는 게 당연해졌다. 벌이가 생긴 뒤로는 더 많은 양의 앨범을 지르는 데 주저함이 없어졌다. 돌이켜 보면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기 살리기’는 앨범 공동구매로 시작해 ‘음원 무한 스트리밍’으로 완성됐다. 앨범 발매에 맞춰 음원 1위를 만들기 위해 노트북과 태블릿피시, 예전에 썼던 스마트폰 공기계 등 집 안의 모든 전자기기를 총동원해 주요 음원 사이트에 무한 스트리밍을 돌렸다. 노래가 발매된 날부터 활동이 끝나고 연말 시상식을 하기까지 스트리밍은 끊기지 않았다. 전자기기의 발열만큼이나 아이돌을 향한 사랑도 뜨거웠다.때론 아이돌 해외 공연 20분 남짓을 보려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적도 있다. 지역 공연을 보러 전국 곳곳을 다닌 일도 전혀 수고롭지 않았다. 공연 중 펑펑 터지는 휘황찬란한 폭죽과 가수를 돋보이게 하는 아늑한 드라이아이스 등이 지난여름 타는 듯한 폭염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공연을 위해 사용한 엄청난 양의 전기, 수만 관객이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모두 탄소 배출과 지구 온도를 높이는 원인이었다는 걸.
한국의 대형 기획사들은 앨범을 여러 다른 버전으로 출시하고, 독점 포토카드를 제공하고, 팬 사인회 참여 티켓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팬들에게 과도하게 많은 앨범을 사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케이팝 산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위기 이후에도 기획사들은 점점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국외 팬들에게 앨범 구매는 좋아하는 아이돌을 응원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한국인이 아니면 스트리밍 접속이 제한되는 음원 사이트 특성 때문에 국외 팬들은 앨범을 더 많이 구매하는 방법으로 좋아하는 아이돌을 응원합니다. 국외에서 케이팝 앨범을 사는 행위는 배나 비행기를 통한 운송 과정 때문에 더 많은 탄소 배출 등 환경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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