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막창부터 시작해 볼까요. 그다음은 닭똥집, 찜갈비, 국밥에 칼국수까지. 매운맛 마니아라면 꼭 한 번 읽어보세요.
힘내라 대구경북5 - 대구 맛투어 매운맛은 통증이라고 한다. 그래도 우리는 매운맛을 찾는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날이 더울수록 매운맛에 더 기댄다. 일상이 고될수록 우리는, 입안 얼얼해지고 땀 뚝뚝 듣는 빨간 맛에 의지한다. 대구 여행 두 번째 이야기는 대구 맛 여행이다. 대구에 뭐 먹을 게 있느냐 비웃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안다. 솔직히 얼마 전까지도 내가 그 축에 속했다. 지금은 아니다. 대구 음식에 밴 우리네 이야기를 알기 때문이다. 이젠 납작만두가 얇다고 깔보지 않을 것이다. 대구는 막창이다. 이 짧은 문장에 대구 음식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부산 꼼장어’처럼 ‘대구 막창’은 지명과 음식이 합쳐 사회적 의미를 획득하는 몇 안 되는 사례다. 대구 막창에는 소·돼지·닭의 부산물 조리법이 유난히 발달한 대구 특유의 문화사가 배어 있다. 아울러 이 역사에는 부산물도 선뜻 버릴 수 없었던 대구 서민의 서글픈 한 끼가 포개져 있다.
들안들의 ‘미성복어불고기’가 전국 원조로 알려져 있다. 1978년 창업주 이해운씨가 매운 양념 잔뜩 넣고 복어를 처음 볶았다. 코로나 사태 이전 이 집에서 한 달에 보통 까치복 2.1t을 소비했다고 한다. 복어랑 같이 볶는 콩나물을 주방 안쪽에서 직접 키운다. 대구는 육개장의 고장이다. 최남선이 『조선상식문답』에서 내린 정의다. 말하자면 육개장은 칼칼한 소고깃국이다. 무·대파 넣고 푹 곤 사골 육수에 마늘과 고춧가루로 매운맛을 더한 음식이다. 서울에선 육개장에 고사리와 계란을 넣지만, 대구에선 선지를 넣는다. 대구 육개장은 매운 소고기뭇국과 선짓국이 결합한 고깃국을 이른다. 따로국밥도 있다. 국밥은 국에 밥을 만 음식인데, 따로국밥은 국과 밥이 따로 나온다. 그럼 국밥이 아니라 육개장인데, 굳이 따로국밥이라고 한다. 따로국밥 원조로 통하는 진골목 끝자락의 ‘국일따로국밥’에 내력이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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