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에서 겨울을 보내는 부부는 한 칸짜리 방에 cramped한 공간 속에서 서로의 시간과 공간을 잃는 문제에 직면한다.
대궐 같은 집을 두고 이게 뭐 하는 짓이지?' 한 칸짜리 방에서 옹색하게 지내자니 절로 이 소리가 나온다. 편리하고 안락한 내 집을 놔두고 왜 이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농담들을 한다. 태국 치앙라이 에서 겨울을 보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우리는 현재 한 칸짜리 방을 얻어 지내고 있다. 방은 꽤 크고 넓어서 답답한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방 하나에서 부부가 같이 지내다보니 갑갑할 때가 더러 있다. 한국에서는 각자의 시간과 공간을 누렸는데 외국에서는 거의 24시간을 붙어 있다시피 한다. 그러다 보니 한 몸처럼 움직일 때가 많고, 자연히 혼자만의 시간 을 내기가 어렵다. 태국 치앙라이 에서 겨울을 보내는 사람들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지내니 좋은 점도 있다. 결혼 생활이 오래 되다 보니 서로에게 편해져서 배우자에 대한 마음이 일상화 되었다. 그랬는데 외국에서는 서로에 대한 마음이 남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와 달리 외국에서는 온전히 우리 둘뿐인 것이나 마찬가지니 서로가 각별해진다.
게다가 24시간을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하니 구혼 부부들에게는 신혼이 다시 온 듯 살뜰한 마음도 든다. 그러나 불편한 점도 그에 못지않게 있다. 내 시간과 공간이 없다는 게 가장 불편하다. 어디를 가도 같이 가고 무엇을 해도 같이 한다. 둘이 한 몸처럼 세트로 움직이니 온전한 '나'로 존재할 수가 없다. 각자의 시간을 누리고 싶을 때도 있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 오래 함께 산 부부라고 어찌 다 맞을 수가 있을까. 잠을 자는 시간대가 다른 사람도 있고 일어나는 시간대가 달라서 불편한 경우도 있다. 식성이 달라서 식당에 갔을 때 음식 고르기가 어렵다는 사람도 있다. 결혼해서 같이 살며 서로 닮아갔지만 그래도 본질적인 다름은 바꿀 수가 없다. 구혼도 신혼이 되는 치앙라이 생활 우리 부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잠자는 시간대가 서로 달라 늘 티격태격했다. 남편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데 반해 나는 늦게 잠을 잔다. 그러니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대도 많이 달랐다. 남편은 새벽 5시도 안 되어서 일어나는데 나는 그 시간대에는 깊이 잠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 버릇은 태국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저녁 9시만 되면 잠자리에 드는 남편과 달리 나는 한밤중까지 안 자고 놀았다. 그러니 서로 불편했다. 한 사람은 불을 껐으면 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불을 켜놔야 했으니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밤마다 벌였다. 어느 날 남편이 그랬다. '방, 두 개 얻자. 그게 서로 좋을 것 같아.' 잠자는 시간대가 달라 불편하니 차라리 방을 두 개 얻자고 했다. 태국 치앙라이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온 지 열흘도 안 됐을 때 일이었다. 그 말을 듣자 화가 났다. 남편은 좋은 의도로 한 말이었지만 서운했다. '아니, 방 두 개를 얻자고? 나랑 같이 있는 게 싫다는 거야, 뭐야? 그리고 남들이 뭐라고 하겠어? 부부가 방을 두 개 얻어 지낸다면 얼마나 말들이 많을 건가 말이야.' 같은 숙소에서 이웃으로 지내는 한국 분들이 말을 할 것 같았다. 저 집 부부는 이상하다고, 어떻게 한 방에서 지내지 않고 따로 지내느냐고 분명 말들을 할 것 같았다. 그에 더해 걸리는 게 또 하나 더 있었다. 뒷담화 쯤이야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그보다 '돈'이 더 든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방을 두 개 얻는다면 안 써도 될 돈을 쓰는 셈이다. 좀 편하자고 방을 두 개 얻으면 당연히 방값으로 두 배나 되는 돈을 지출해야 한다. 사실 방 값이라고 해봐야 크게 비싸지는 않다. 태국 치앙라이는 물가가 싸서 지금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의 경우 방 하나를 한 달 빌리는 데 우리나라 돈으로 20만 원 정도 밖에 하지 않는다. 그 정도 쯤이면 방을 두 개 얻어도 괜찮겠다 싶지만 그래도 가외의 돈이 더 들어간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남편의 제안을 단 칼에 내쳤다. '왜 쓸데없는 데 돈 쓰려고 해.' 그렇게 쏘아 붙였다. 그런데 다시 생각하자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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