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사건의 억울한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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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년차 변호사 시절이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는 유독 판사 이름과 검사 이름을 실명으로 현수막에 걸어놓고, 텐트를 치고 노숙하며, 그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던, 억울함이 가득한 눈에는 광기도 느껴졌던 사람들이 있었다. 바쁘게 그 앞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처럼 나도 무심히 그 앞을 지나쳤고, 솔직히 '뭐 저렇게까지'라고

그러다가 2016년 5년 차 변호사가 되었다. 뉴스에서 굵직한 법조비리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며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는데, 사건의 면면을 살펴보며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들은 지난날 법원 앞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그 광기 어린 사람들이었다. 그중 어떤 사람은 정말 억울할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등골이 서늘해졌다. 내가 그렇게 함부로 생각하면 안 됐던 거구나라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과거사 문제를 조사하고 국가폭력,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진실화해위원회' 2기가 2020년에 출범한 지 3년이 되었다. 1기 위원회의 활동이 2010년에 종료된 지 10년 만에 국회의 극적인 합의로 진실화해법 개정안이 통과되었고, 여론의 관심을 받으며 합의를 촉발한 중심에는 형제복지원 생존 피해자들이 있었다. 2기 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인권침해 사건을 1호 신청사건으로 접수했다. 새엄마의 구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산에 있는 친척집에 가려던 열 살짜리 소년이 부산역에서 사복형사들에게 잡혀 형제복지원으로 보내졌다. 매일 폭행을 당했고, 한겨울에 손에서 피를 흘리며 마대에 흙을 넣어 산까지 수십 번을 오르내렸다. 소년의 아버지는 아들을 찾기 위해 전국 곳곳을 헤메다 길거리에서 객사했다. 소년은 열다섯 살이 되던 해 작은아버지가 데리러 오면서 귀가조치됐고, 이후 마흔을 훌쩍 넘겨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도록 낮이나 밤이나 누가 잡아갈까 봐 제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가족들에게도 말 못하는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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