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사생결단’에 나선 후보들이 속속 무대 위로 올라오고 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사생결단’에 나선 후보들이 속속 무대 위로 올라오고 있다. ‘설 연휴’를 전후로 본격 등판하거나 전력 정비를 마치고 정치적 ‘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모양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등판이나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를 앞세운 제3지대 정치세력의 합당이 대표적이다. 여론 반응과 별개로 이들의 행보는 지난 설 연휴 동안 발생한 가장 큰 정치적 움직임 중 하나가 됐다.
실제로 이들은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 타격을 줄 대상과 이와 관련한 의정 활동 방향까지 대놓고 밝히고 있다.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로 시작하는 정치에서 ‘반드시 저들을 심판하겠다’는 정치로의 이행이다. 이는 한국 정치를 드라마나 예능 방송 정도로 인식하는 이들에겐 볼 만한 ‘싸움구경’을 제공하겠지만, 정치가 일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수단이라고 인식하는 이들에겐 무엇 하나 기대할 것 없는 절망감만 제공할 뿐이다.36% vs 37%. 38% vs 37%. 설 직전 실시된 두 차례 여론조사에서 각각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이 얻은 지지율이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1%포인트 차로 앞선 전자는 연합뉴스/연합뉴스TV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메트릭스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월 4일부터 5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다.
문제는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더욱 동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앞세울 수밖에 없다.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가장 선명한 명분이기 때문이다. 선거를 대통령에 대한 평가로 성공적으로 치환하면 대통령과 여당이 동일시된다. 이에 맞서 여당이 사용하는 전략은 이른바 ‘정권지원론’이다. 결국, 대통령 임기 중 치러지는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대통령 지지율이 높거나 적어도 대통령과 별개로 활동할 수 있는 리더십이 존재해야 한다. 문제는 국민의힘은 현 상황에서 어느 쪽도 충족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오랜 기간 지지율 30%대에 갇혀 있다. ‘정권지원론’이 먹혀들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과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와 같은 독립기구도 기대하기 어렵다. 총선 지휘를 위해 등판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윤 대통령과 분리해 보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등과 관련해 양측이 잠시 대립각을 세운 것을 두고도 ‘약속대련’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한 위원장에게 독립적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건, 그에 대한 지지와 당 지지율이 분리되는 상황을 통해서도 추론해볼 수 있다. 한 위원장은 2월 1주차 한국갤럽 정기조사에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항목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3%포인트 뒤진 2위다.
실제로 지난 대선 이후 이 대표의 행보는 이른바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를 나누는 시작점이 됐다. ‘방탄 논란’을 무릅쓰며 대선 직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했고,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을 했다가 이를 뒤집고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당대표직에서 물러나 달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거부했다. 그 결과, 민주당 출신 현역 의원들이 신당으로 이탈했다. 개혁신당을 구성하고 있는 5명의 현역 의원이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이들 중 비명계로 명확히 구분되는 이는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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